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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15 (일)

    생을 마치려는 10대들, 그들은 왜 죽지 않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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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의 MT문고-설날 특집]②

    [편집자주] MT문고가 설날을 맞아 2030세대의 베스트셀러 4권을 소개합니다. 독서율이 줄고 있는 5060세대의 빈자리를 채운 2030세대는 단연 서점가의 '큰손'입니다. 지난해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조사에서는 30대 여성이 전체 독서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어떤 책에 열광할까요? 머니투데이와 함께 읽어봅시다.

    머니투데이

    /사진제공 = 어센틱



    과일가게 이름 같은 '자몽살구클럽'은 10대 청소년들이 만든 동아리의 이름표다. 20대 아티스트 '한로로'(한지수)가 자신의 음반을 소재로 중학생들의 이야기를 생동감 넘치게 풀어낸 소설의 제목이기도 하다. 통통 튀는 글과 소재로 대형 온라인서점에서 2030이 가장 많이 읽은 소설 중 하나가 됐다.

    언뜻 밝은 이야기 같아 보이지만 의미심장한 대목이 곳곳에 숨어 있다. 동아리 이름에 들어가 있는 과일인 자몽과 살구의 첫 글자를 떼면 드러나는 '자살'이라는 단어가 대표적이다. 등장인물들은 10대 청소년이지만 모두 생을 끝내고 싶어한다. 아버지에게 학대당하거나 어머니가 폐암에 걸리는 등 어린 나이에도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일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자몽살구클럽의 목표는 살아갈 의미를 찾는 것이다. 부원 1명의 자살 유예기간으로 20일이 주어지며 나머지 부원들이 그가 죽지 않을 이유를 찾아 주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뻔해 보일 수 있는 청년 성장 소설이지만 파격적인 소재로 부족함을 메웠다. 저자가 직접 만든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서툴어 보이면서도 생동감 넘치고 깔끔한 문체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생생한 표현들이 독자를 현장으로 초대한다. 기성 작가의 소설이 갖는 단점 중 하나인 '책에 나오는 것 같은' 어색한 표현은 한 곳도 없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영상을 보는 것 같기도, 음악을 듣는 것 같기도 하다.

    굉장히 독특한 주제이거나 매력적인 인물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사족이 많고 곳곳에서 비문도 눈에 띈다. 독자에게 건네는 위로는 매력적이지만 자칫 의미 없거나 형식적으로 보일 위험이 있다. 결말 부분의 묘사가 조금 더 상세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저자는 2022년 데뷔해 직접 곡을 쓰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다. '도망', '시간을 달리네' 등 노래가 인기를 끌며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 올랐고 멜론 뮤직 어워드 인기상을 받았다. 자몽살구클럽은 저자가 소설가로서는 처음으로 쓴 작품이다.

    ◇자몽살구클럽, 어센틱,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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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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