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행정 소환장' 앞세워 온라인 반대세력 압박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이민세관집행국(ICE)의 활동을 비판하거나 요원들의 위치 정보를 공유하는 익명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들을 추적하기 위해 대규모 행정 소환장을 발송하며 '디지털 사찰'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및 복수 외신에 따르면 DHS는 최근 몇 달간 구글, 메타, 레딧, 디스코드 등 대형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백 건의 행정 소환장을 발송했다.
이번 조치는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ICE를 비판하거나 단속 현장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계정들의 성명, 이메일, 전화번호 등 개인 식별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DHS가 활용한 '행정 소환장(Administrative Subpoena)'은 법관의 서명이나 사법적 검토 없이 행정기관이 독자적으로 발부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도구다.
과거에는 주로 아동 인신매매 등 중범죄 수사에 한정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 들어 반(反) ICE 활동가나 비판적인 일반 시민들을 식별하는 용도로 사용 범위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인근의 한 은퇴 남성은 아프가니스탄 망명 신청자의 추방을 반대하는 이메일을 DHS 변호사에게 보낸 지 단 4시간 만에 구글 계정에 대한 소환장이 발부되는 보복성 조치를 겪기도 했다.
또한 캘리포니아와 펜실베이니아에서 ICE의 단속 활동을 추적해온 인스타그램 계정 '몬코 커뮤니티 워치(Montco Community Watch)' 등도 신원 공개 위기에 처했다가 시민자유연합(ACLU)의 법적 대응으로 소환장이 철회되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시민자유연합(ACLU)의 스티브 로니 변호사는 "정부가 과거보다 더 많은 권한을 남용하며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법원의 판단을 받기 직전에 소환장을 철회하는 방식으로 사법적 판례가 남는 것을 피하며 압박을 이어가는 비겁한 전술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DHS 측은 "요원들의 안전과 효율적인 법 집행을 위해 광범위한 행정 소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정부의 압박과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톰 호먼 국경 부문 책임자가 반대세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까지 언급한 만큼, 온라인 익명성을 둘러싼 정부와 실리콘밸리 간의 법적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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