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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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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전받는 'SK하이닉스 천하'… 삼성전자·마이크론 동시 협공, HBM시장 '3파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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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레이다]

    삼성, HBM3E 부진 딛고 HBM4 공급…마이크론은 '0% 전망' 뒤집어

    SK하이닉스 독주 체제 '균열'…가격 협상력 약화 우려도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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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철옹성 같았던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독주 체제에 뚜렷한 균열이 감지됐다. HBM3E(5세대) 시장에서 고전하며 절치부심했던 삼성전자가 HBM4(6세대) 출하를 시작하며 포문을 열더니 이번엔 마이크론마저 '출하'를 선언하며 참전했기 때문이다.

    장기간 SK하이닉스 독무대가 이어져오던 HBM 시장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동시 협공으로 '3파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 삼성의 '와신상담'… HBM4로 엔비디아 문 먼저 열었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먼저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에게 HBM4 시제품 및 초기 양산 물량 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삼성전자는 HBM3E 품질 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며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차세대 규격인 HBM4에서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역량을 결합한 '턴키(Turn-key)' 전략을 앞세워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HBM3E에서의 실기를 만회하기 위해 HBM4 개발 및 양산 시점을 경쟁사보다 공격적으로 앞당겼고 엔비디아 역시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삼성의 물량을 적극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더 충격적인 변수는 마이크론이다. 시장은 그간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루빈(Rubin)' 공급망에서 마이크론의 비중을 사실상 ‘0%’로 예측해 왔다. 세미애널리시스 등 주요 분석기관들은 SK하이닉스(70% 이상)와 삼성전자(30% 수준)의 양강 구도를 점쳤을 뿐 마이크론은 논외로 쳤다.

    하지만 마이크론은 보란 듯이 이 전망을 뒤집었다. 마이크 마피(Mark Murphy)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투자자 행사에서 "HBM4 제품을 이미 고객사들에 출하(Shipping)하기 시작했다"며 "수율 안정화도 예상보다 빠르며 올해 할당된 물량은 이미 매진(Sold-out)됐다"고 밝혔다.

    이는 마이크론이 단순히 개발에 성공한 수준을 넘어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의 공급망 진입에 실질적으로 성공했음을 시사한다. 한미반도체 등 주요 장비사들이 최근 "마이크론향 장비 수주가 늘고 있다"고 밝힌 점도 마이크론의 HBM4 양산이 '허세'가 아님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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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좁아지는 SK하이닉스의 입지… '가격 결정권' 흔들리나

    '삼성의 부활'과 '마이크론의 기습'은 곧장 절대 강자 SK하이닉스를 향한 위협으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50% 이상의 점유율을 쥐고 가격 협상권을 행사하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2026년 HBM4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HBM4 공급을 본격화하고 마이크론까지 의미 있는 물량을 확보해 치고 들어올 경우 SK하이닉스의 파이 축소는 불가피하다.

    주목되는 점은 공급망에 참여자가 많아질 수록 '가격'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선 SK하이닉스 외에 삼성과 마이크론이라는 대안이 생기면 칩 단가 인하 압박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3사가 경쟁하면 HBM 가격의 프리미엄이 꺼지고 이는 곧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SK하이닉스가 기술적 완성도와 양산 능력에서 여전히 앞서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삼성과 마이크론이 HBM4 초기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경쟁 구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2026년은 SK하이닉스의 '수성'과 후발주자들의 '공성'이 맞붙는 진짜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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