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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추경 논의 없다”는 정부...지방행정통합이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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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부인에도 고개 드는 ‘상반기 추경’

    세수 3년 만에 반등...상반기 초과세수 기대

    반도체 슈퍼사이클 올해 법인·소득세 급증세

    통합특별시 年 5조 지원...추경 없인 지원 불가

    6·3 지선방선거 앞두고 광주·전남 통합 급물살

    ‘법령상 정부 지출 증가’ 추경 편성 요건에 해당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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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정부가 3년 만에 대규모 세수 결손 사태에서 벗어나며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추경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대기업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데다 지방행정 통합과 연계된 6월 지방선거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까지 앞두고 있어 상반기 내 추경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이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구체적인 시점을 못 박지 않았지만 추경 관련 언급을 네 차례나 한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1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법인세와 소득세를 중심으로 세수 여건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국세수입 실적은 37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실적(336조5000억원) 대비 37조400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추경 예산(372조1000억원)보다도 1조8000억원 늘어나며 3년 만에 대규모 세수 결손 국면에서 벗어났다. 정부는 2023년 56조4000억원, 2024년 30조8000억원의 세수 결손을 기록했다.

    상반기 추경론이 고개를 드는 배경엔 올해 세수 흐름이 더욱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자리잡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국세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세와 소득세의 개선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실적과 비교해 법인세는 22조1000억원, 소득세는 13조원 더 걷혔다.

    두 세목의 추이만 놓고 보면 올해 세수 전망은 더욱 낙관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법인세 실적이 당초 전망을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메모리와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 효과로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인 47조2064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역시 43조5300억원으로 역대 4번째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증권가는 두 회사는 물론 코스피 상장사의 지난해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계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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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올해 예상한 법인세수는 86조5474억원, 소득세수는 132조1175억원이다. 지난해 실적보다 법인세는 1조9000억원, 소득세는 1조6000억 정도 더 걷히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치다. 양대 반도체 회사를 필두로 기업 실적이 3월 법인세(2025년 실적) 신고와 8월 중간예납(2026년 상반기 실적)을 통해 반영되면 세수 상방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증시 활황에 힘입어 주식 관련 세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110조원에 달하는 국세체납 징수에 나설 국세청 체납관리단이 일부 환수 성과를 올면 세입에 추가적인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세수 흐름이 이어지고 대외적인 돌발 변수만 없다면 올해 10~15조원 안팎의 초과 세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라 곳간에 온기가 돌면서 정치권의 요구가 거세질 경우 추가적인 국채 발행 없이도 추경에 나설 수 있는 제반 요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초과세수가 확실시 되더라도 실제 추경 편성까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법적 요건 충족 여부다. 정부는 무분별한 추경 남발을 막기 위해 2006년 국가재정법을 제정해 편성 요건을 법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국가재정법 89조는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발생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남북관계 변화와 경제협력 등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 △법령에 따라 국가의 지출 발생 등 세 가지 사유에 한해서만 추경 편성을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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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재정법 제정 이후 역대 정부의 추경 사례를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는 2008년과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고유가를 이유로 총 2차례 추경을 실시했다. 박근혜 정부는 경기침체, 메르스, 일자리와 민생, 기업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세 차례(2013·2015·2016년) 추경을 편성했다. 문재인 정부는 청년 고용위기와 코로나19 등 대규모 재해 대응을 내걸고 임기 내 10회의 추경을 했으며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소상공인 피해 지원을 위해 한 차례 실시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두 차례 추경을 단행한 정부가 다시 추경에 나설 경우 6월3일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세 번째 요건인 ‘법령에 따른 지출 증가’를 명분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재난 대응을 전제로 한 첫 번째 요건이나 경기침체 등 대내외 여건 변화를 수반해야 하는 두 번째 요건은 현재 경기 상황에서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 층을 겨냥한 추경 편성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전체 취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행정통합 논의가 주목된다. 통합이 실제로 성사되면 정부가 이를 명분 삼아 추경에 나설 수 있어서다. 정부는 광역 지방정부 간 행정 통합 촉진을 위해 통합특별시에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고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 규모의 재정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전남과 광주, 대구와 경북, 대전과 충남, 부산과 경남 등 네 곳에서 행정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데 전남·광주와 대구·경북은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올해 예산안에는 관련 사업이 반영되지 않아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선 추경을 통해 편성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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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들어 잇따라 추경 편성 가능성을 거듭 밝힌 점도 주요 변수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수석 보좌관회의에서 문화예술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추경을 해서라도 문화예술 토대를 살려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어 국무회의에서도 “앞으로 추경을 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그때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잘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21일 신년기자회견과 같은 달 27일 국무회의에서도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올해 내내 추경을 안 할건 아니다”고도 했다. 구체적인 시점을 못 박지 않았을 뿐 추경 가능성 자체는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합 단체장을 뽑는 지자체가 나올경우 올해 당장 5조원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상당한 재정 소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법량에 따라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지출 증가라는 요건에도 부합하는 만큼 추경을 편성하면서 다른 분야의 경기 보강 방안도 담는 형태의 추경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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