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작년 로봇 출하량 1만4500대…대부분 중국산
로봇 수요, 공장보다 전시용 그치고 있어
중국 베이징에서 18일 열린 춘제(설) 기념행사에서 로봇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관광객들이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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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춘제(설) 연휴 전야에 열리는 국영 TV 프로그램 ‘춘제연환만회(춘제 갈라)’는 문화 공연을 넘어 중국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올해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검을 휘두르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펼친 무술 퍼포먼스였다. 인간형 로봇이 등장한 공연만 네 개에 달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21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 로봇에 대한 산업 수요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어서 버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출하된 휴머노이드 로봇은 1만4500대 이상으로, 2024년의 약 3000대에서 급증했다. 거의 대부분이 중국산이었다. 중국 대표 기업인 아지봇(Agibot)과 유니트리(Unitree)는 총 1만 대 이상을 출하한 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하는 ‘옵티머스’는 150대 수준에 그쳤다.
중국이 강점을 갖는 것은 생산량뿐만이 아니다. 부품 공급망이 이미 세계에서 가장 깊게 구축돼 있다는 평가다. 장쑤성 창저우시 우진구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조립에 필요한 부품의 약 90%를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다. 로봇 팔 제조업체 리얼맨(RealMan)은 이 지역에 새 공장을 열며 생산 능력을 4배로 확대했다.
이 거대한 공급망의 중심은 상하이에서 장쑤·저장성으로 이어지는 ‘양쯔강 삼각주’다. 이곳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뿐 아니라 딥시크 같은 인공지능(AI) 연구소, 알리바바의 로봇용 AI 모델 ‘린브레인’ 개발 거점도 자리 잡고 있다. 전기차(EV) 산업 허브였던 이 지역의 모터, 배터리, 라이다 센서 공급망이 로봇 산업으로 확장된 결과다.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 대수.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2025년 추정치. 단위 1000대. 주황색:중국 기업/ 파란색: 미국. |
다만 성장의 이면에는 불안도 존재한다. 모건스탠리는 2050년까지 10억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보급되고 연간 시장 규모가 7조5000억 달러(약 1경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지만, 현재 로봇의 상당수는 실사용보다는 ‘쇼’를 위한 구매에 머물러 있다.
산업을 떠받치는 최대 수요처도 정부다. 중국에는 100곳이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존재하는데 지방정부가 구매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상하이는 100대의 로봇을 수용해 작업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센터를 마련하는 등 공공 부문이 실증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로봇이 인간의 일을 반복 수행하며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공장에 투입된 로봇은 상자를 옮기는 수준에서 인간의 30~40% 효율에 그친다. 로봇 렌털 서비스까지 등장했지만 상당수는 매장 입구에서 손을 흔드는 ‘전시용’에 가깝다.
이에 중국 로봇 전략이 거품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베이징인공지능연구원(BAAI)의 왕중위안은 “실제 수요 없이 대량 생산이 앞서면 대중의 열기는 오래가지 못하고 버블이 붕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춤추는 로봇이 산업 혁명의 주역이 될지, 값비싼 쇼피스로 남을지는 앞으로 ‘현장 투입’이 결정할 전망이다.
[이투데이/김해욱 기자 (haewookk@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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