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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52개국, 美 관세 때문에 中에 대한 무역장벽 완화”-MER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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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70대 경제국 중 52개국(유럽연합 27개국 포함)이 중국의 과잉 수출로 인한 시장 왜곡에 대응해 새로운 무역장벽 조치와 조사에 나섰지만, 지난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로 인해 중국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였던 많은 국가들이 신규 조치 도입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많은 국가들이 자국 제조업이 중국에 의해 점진적으로 약화되는 장기적 문제보다, 미국 관세로 인한 단기적 압박 문제에 더 크게 노출되면서 중국에 대한 무역 규제를 완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유럽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MERICS)의 ‘무역장벽 지도(Trade Defenses Map)’에 따르면, 다수 국가가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도입했지만 실제 정책 강도는 오히려 약화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미국이 중국뿐 아니라 동맹국에도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각국 정부는 대중 견제보다 대미 대응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는 중국과의 통상 관계를 재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캐나다는 2024년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했으나, 올해 1월 중국과의 무역협정을 통해 캐나다산 카놀라, 게, 바닷가재, 완두콩의 수출 여건을 개선하는 대신, 최대 4만9000대의 중국산 전기차를 무관세로 수입하고 중국 전기차 투자도 장려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전략적 균형 이동’으로 해석한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가 단기적으로 더 큰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중국을 대체 시장 또는 협력 파트너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국가별로 차별화된 양상을 보인다. 선진국의 경우 산업 기반이 견고하다는 판단 아래 일정 수준의 중국산 수입 증가를 감내하는 반면 인도, 브라질, 터키, 멕시코 등 일부 신흥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오히려 무역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의 국경 분쟁이라는 지정학적 갈등을 안고 있고, 브라질과 터키는 자체적인 산업 허브로 성장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멕시코는 북미 시장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는 대중 무역장벽 강화 흐름이 둔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중국의 수출은 각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무역흑자가 전년대비 20% 늘어난 1조2000억달러를 기록,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중국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내수 부진과 산업 과잉 문제를 겪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수출 확대를 지속할 수 있는 ‘시간 벌기’ 효과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MERICS는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정책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며 “각국이 미국 관세 충격에 점차 적응할 경우, 중국의 과잉 생산과 저가 수출 문제를 다시 핵심 정책 의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결국 현재 글로벌 무역 환경은 단기적 압박과 장기적 산업 전략이 충돌하는 과도기적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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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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