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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간첩죄 개정' 대응 착수…경찰, 테러방첩수사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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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청·경기남부청 테러방첩수사대 설치

    '간첩죄 개정' 앞두고 안보수사 체계 재편

    경찰이 국가안보·방첩 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테러방첩수사대'를 새로 설치한다. 적국(북한)으로 한정된 간첩죄 대상을 '외국 등'으로 확장하는 형법 개정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번 주 조직 개편에서 서울경찰청·경기남부경찰청에 '테러방첩수사대'를 새로 설치한다. 안보수사국 내에서 산업기술안보수사대의 '방첩' 기능을 별도 조직으로 분리·재편하는 방식이다. 수사·안보경과 보유자를 대상으로 최근 인원 선발을 마쳤으며, 수사대장은 각각 경정·경감급이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규모는 보안상 비밀에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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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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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테러방첩수사대는 테러방지법·외국환거래법 등 국제테러사범 수사와 '외국·외국인·외국단체, 이와 연계된 내국인의 정보활동에 대한 수사' 업무를 전담한다. 기존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산업기술보호법·방위산업기술보호법 등 '경제안보' 범죄에 대한 첩보 수집과 수사에 집중한다. 경찰은 지난 2일자로 이 같은 내용으로 조직 및 사무분장규칙을 개정했다.

    조직 재편은 간첩죄 개정 논의와 직결된다. 현재 간첩죄 적용 대상을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하는 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다. 개정이 완료되면 군사기밀보호법·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으로 우회 수사하던 사건 중 상당수가 간첩죄 직접수사 대상에 편입될 전망이다. '외국'과 연계된 경찰의 방첩수사 역량이 중요해진 이유다.

    현행 간첩죄는 적국을 위해 간첩하거나 방조한 자, 군사상 기밀을 적국에 누설한 자로 한정된다. 냉전 이후 안보의 범위가 국가기밀에서 산업비밀로 확장되고 있지만, 간첩죄는 1953년 9월 제정 이래 그대로다. 간첩 혐의를 '외국 등'으로 넓게 설정한 주요국과 달리 적국으로 한정돼 있어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유출 범죄도 중형이 가능한 간첩죄로 수사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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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례로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핵심기술'을 유출·침해하면 3년 이상 징역과 65억원 이하 벌금을 병과한다. 그러나 법원의 양형 기준은 기본 3~7년, 가중 사유를 반영해도 5~12년에 불과하다. 반도체 경쟁국인 미국에선 피해액에 따라 최대 33년 9개월까지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또 2022년 '중국 비밀경찰서' 사건 당시에도 각국은 관련자를 간첩으로 잡아들였지만, 한국 거점으로 지목된 중식당 실소유주에 대해 경찰은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하는 데 그쳤다. 불법 정보 수집과 반(反)체제 인사 탄압 의혹이 짙었지만, 수사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산업기술 유출, 재난 등 안보의 영역이 확장되는 데 따라 안보수사의 범주도 전통적인 대공수사에서 경제·공안·테러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며 "간첩죄 개정 시 적용 가능한 혐의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사 인력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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