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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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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예쁘고 몸매 좋아 무죄?" 모텔 살인女 '외모 프리미엄'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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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서 번지는 가해자 미화

    일각선 감형, 무죄 주장까지 등장

    반복되는 범죄자 외모 프리미엄 논란

    경찰, 사이코패스 검사·추가 범죄 조사 나서

    서울 강북구 한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0대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이른바 '강북 모텔 약물 사망 사건'의 피의자 김 모 씨(22)를 둘러싼 미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김 씨의 외모를 언급하며 동정하거나 무죄를 주장하는 글까지 등장하면서, 이른바 '외모 프리미엄' 현상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아시아경제

    =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 모 씨가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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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모 프리미엄(Beauty Premium)'은 경제학·사회학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 외모가 뛰어난 사람이 채용, 임금, 사회적 평가 등에서 유리한 대우를 받는 현상을 의미한다. 실제로 서비스업 현장에서 '미남·미녀' 아르바이트생 채용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인식도 존재한다. 문제는 이러한 외모 프리미엄이 범죄 사건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외모가 매력적일수록 동일한 범죄에 대해서도 더 관대한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북 모텔 사건 피의자 김 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언급하며 "얼굴도 예쁘고 평범한 20대 여성의 모습"이라는 취지의 게시물이 올라와 물의를 빚었다. 해당 게시물을 비롯한 여러 글에서는 "사진 기준으로는 예쁜 건 맞다", "몸매도 좋다" 등 외모 평가가 이어졌다. 일부 게시물에는 "외모를 고려해 무죄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모금 계좌 개설을 제안하는 내용까지 등장해 논란을 키웠다.
    '강도 얼짱' 사건도 재소환…강북 모텔 사건 피의자 미화, 어디까지
    아시아경제

    이번 논란과 맞물려 2003년 발생한 이른바 '강도 얼짱' 사건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경북 포항에서 특수강도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모 씨(당시 22세)의 수배 전단 사진이 인터넷에 확산하며 '미모의 수배자'로 불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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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논란과 맞물려 2003년 발생한 이른바 '강도 얼짱' 사건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경북 포항에서 특수강도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모 씨(당시 22세)의 수배 전단 사진이 인터넷에 확산하며 '미모의 수배자'로 불렸다. '얼짱 신드롬'이 유행하던 시기와 맞물려, 한 누리꾼이 수배 전단을 촬영해 온라인에 공유하면서 '강도 얼짱'이라는 별칭이 붙었고, 팬카페까지 개설됐다.

    범죄자를 미화하고 추앙하는 현상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결국 해당 팬카페는 폐쇄됐다. 이 씨는 2004년 2월 강원도 양양에서 검거돼 특수강도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체포 이후 그는 "인터넷에 카페가 생긴 뒤 사람들이 알아볼까 불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경제

    2014년 미국에서 공개된 제러미 믹스(Jeremy Meeks)의 머그샷은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범죄자'라는 별칭과 함께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했다. 그는 출소 이후 모델로 활동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N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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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는 존재한다. 2014년 미국에서 공개된 제러미 믹스(Jeremy Meeks)의 머그샷은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범죄자'라는 별칭과 함께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했다. 그는 출소 이후 모델로 활동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일부 여성 교사의 성범죄 사건에서도 가해자의 외모를 강조하는 보도가 이어지며 '관대한 여론'이 형성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는 범죄의 심각성을 희석하고, 피해자 보호 원칙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어
    무엇보다 범죄자의 외모에 대한 평가와 동정론은 자칫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 외모에 초점이 맞춰질수록 범죄의 본질과 피해의 무게는 상대적으로 가려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 씨를 둘러싼 외모 논란은 '외모 프리미엄'이 사회 전반에 얼마나 깊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이 범죄 영역까지 침투할 경우 어떤 왜곡을 낳을 수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한편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 씨는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20대 남성 3명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2명이 숨졌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했으며, 이번 주 중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또한 추가 범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김 씨와 유사한 방식으로 접촉했던 인물들에 대한 전수 조사에도 착수했다. 수사 당국은 휴대전화 포렌식과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사전 계획 여부와 공범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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