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리스크 경고한 시트리니 리서치 보고서 화제
에이전트형 AI 확산에 고용·소비 위축 가정
사모신용·보험·모기지로 전이 가능성 제기
“예측 아닌 리스크 점검…아직 대응 시간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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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시장에서 화제가 된 시트리니 리서치(Citrini Research)의 보고서 ‘2028 글로벌 지능 위기(The 2028 Global Intelligence Crisis)’는 2028년 6월을 가정한 미래 회고 형식의 사고실험이다. 전날 발표된 보고서는 “이는 예측이 아니라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위험 시나리오를 모델링한 것”이라며 “AI가 경제를 점점 더 비정상적으로 만들 때 나타날 수 있는 왼쪽 꼬리위험을 점검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2028년 6월 실업률이 10.2%로 치솟고, S&P500지수가 2026년 10월 고점(약 8000선) 대비 38% 하락하는 상황을 상정했다. 생산성은 크게 개선되지만 임금과 고용이 동반 약화되면서 실물경제의 선순환이 끊긴다는 것이 핵심 가정이다.
보고서는 2026년 초 기업 구조조정이 단기적으로는 마진을 확대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AI 도입으로 인력 비용이 줄어들면서 기업 이익이 증가했고, 늘어난 이익이 다시 AI 컴퓨팅 투자로 흘러 들어갔다. 당시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중·고 한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고 노동생산성도 크게 개선되는 등 겉으로는 긍정적 지표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실질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고 화이트칼라 고용이 감소하면서 소비가 약화되는 ‘균열’이 나타났다고 봤다. 보고서는 국가계정에는 잡히지만 가계로 순환되지 않는 산출을 ‘고스트 GDP(Ghost GDP)’로 표현하며 “AI 경제는 급성장했지만 광범위한 소비경제는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위기의 출발점으로는 2025년 말 급격히 진화한 ‘에이전트형 코딩 도구’를 꼽았다. 클로드 코드(Claude Code)나 코덱스(Codex) 같은 도구를 활용하면 중견 SaaS 제품의 핵심 기능을 수주 내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들이 고가의 소프트웨어를 갱신하기보다 내부 개발로 대체하려는 유인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SaaS 기업들은 가격 협상력이 약화되고 차별화가 무너지며 수익성이 압박받는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서비스나우 사례를 들어 ‘반사성(reflexivity)’이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고객사가 AI 도입으로 인력을 감축하면, 직원 수에 비례해 요금을 받는 사용자 수 연동 과금 체계 특성상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의 매출도 동시에 줄어드는 구조라는 것이다. AI로 비용을 절감한 기업이 추가로 AI에 투자하면서 고용 축소가 반복되고, 이는 다시 소프트웨어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형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27년부터는 소비 영역에서도 변화가 본격화된다고 가정했다.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가격 비교와 재구매, 구독 관리까지 수행하면서 소비자 관성에 기대던 구독·멤버십·보험 갱신 모델의 수익성이 약화되고, 여행 예약·세무·법무 등 중개 중심 업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달 플랫폼 역시 ‘습관적 앱 충성도’가 사라지면서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제 부문도 위험 경로로 지목됐다. 기계 간 거래가 확대되면 카드 결제의 교환수수료가 비용 절감 대상이 되고, 스테이블코인 등 대체 결제 수단이 확산될 수 있다는 가정이다. 이 경우 카드사와 카드 중심 은행의 수익 구조도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시장이 2026년까지 AI 충격을 특정 업종 리스크로만 인식했지만, 본질은 시스템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가 화이트칼라 서비스 중심인 만큼 화이트칼라가 고용의 50%, 재량소비의 약 75%를 담당하는데, 이 부문이 약화되면 경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2027년 2월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48만7000건으로 급증하고, 이후 2027년 2분기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어 사모신용 시장에서 소프트웨어·IT 관련 대출이 부실화되고, 보험사를 통한 자금조달 구조가 규제 압박을 받으며 금융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했다.
주택시장 역시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13조달러 규모의 미국 주택 모기지 시장에서 화이트칼라 소득 기반이 약화되면 프라임 대출의 건전성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처럼 대출이 처음부터 부실한 것이 아니라, 대출 이후 소득 전망이 구조적으로 훼손된다는 점이 차이로 제시됐다.
다만 보고서는 “재가격화(repricing)가 곧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제가 새로운 균형점에 도달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러면서 “당신은 2028년이 아니라 2026년에 이 글을 읽고 있다. 아직 카나리아는 살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광산에서 유독가스 위험을 감지하는 조기경보 장치로 쓰였던 카나리아에 빗댄 표현으로, 아직 위기가 현실화되기 전 대응할 시간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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