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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박철환 에이비씨컨텐츠그룹 총괄대표 “문화·예술·스포츠에도 와인 스며들게 할 것”[유통人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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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기획자서 성악가 보첼리 가문 와인 소개하다 매력에 빠져
    공연, 예술, 스포츠까지 접점...“와인, 자연스럽게 페어링 되길”


    이투데이

    박철환 에이비씨컨텐츠그룹 총괄대표가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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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과의 만남은 뜻하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지금은 비즈니스와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습니다. 문화예술을 즐기는 순간 속에 와인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랍니다.”

    육류는 레드, 해산물은 화이트라는 와인 페어링의 기본 공식은 최근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다양한 음식과 곁들이면서 새로운 페어링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와인업계에서는 이보다 더 특별하고 색다른 페어링을 제안하는 사람이 있다. ‘이탈리아 와인 전도사’로 알려진 박철환 에이비씨컨텐츠그룹 총괄대표는 와인과 음악, 와인과 스포츠의 조합을 알리고 있다.

    23일 만난 박철환 대표에게서 받은 명함은 화려했다. 그룹이 아우르는 법인은 4개나 된다. 에이비씨코퍼레이션(공연 제작), 안드로메다픽처스(드라마 제작), 더케이어뮤즈먼트인터내셔널(IP 사업), 그리고 비노월드와이드(와인 수입)까지. 자신을 “콘텐츠를 유통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 박 대표는 “최근에는 와인의 새로운 매력을 계속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와인은 어떤 상황에 마시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며 ‘공감각적 시음’을 제안했다.

    “같은 와인이라도 어떤 음악과 함께하느냐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의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를 들으며 '보첼리 1831'을 마시면, 청각의 감동이 미각으로 전이되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됐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문화로서의 와인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공감각’. 오감(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중 한 감각이 다른 감각을 유발하는 현상으로 흔히 문학 수업에 등장하는 단어다. 와인 수입을 전개하는 사업가에게서 들을 수 있는 내용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박 대표의 사업과 인생 이야기를 듣고 나면 매끄러운 전개다. 회사 이름인 ABC가 ‘All About Contents’의 약자인 것 처럼, 박 대표는 공연, 드라마, 캐릭터 그리고 와인을 하나의 문화 생태계로 엮어내고 있다.

    이투데이

    박철환 에이비씨컨텐츠그룹 총괄대표가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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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표는 원래 잔뼈 굵은 공연 기획자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시작해 공연 기획과 제작으로 전환, 오페라와 갈라뮤지컬 제작에 힘써왔다. 와인과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이탈리아의 목소리’로 불리는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와 내한 공연 계약을 진행하며 그를 연구하던 중, 보첼리 가문이 토스카나에서 200년 넘게 와이너리를 운영해왔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이 시작이었다.

    박 대표는 “거창하게 와인 사업을 키우겠다는 목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보첼리를 공부하면서 그 가문의 와인을 소개하고 싶었고, 이탈리아 와인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와인은 국내에서 프랑스 와인 등에 밀려 다소 저평가받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와인이다. 연간 와인 생산량 1위국으로 다양한 토종 포도 품종을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연중 항상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권인 이탈리아는 와인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날씨와 토양에서 아주 우수하다. 다만, 국내에서 마케팅이 부족해 프랑스에 밀린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보첼리 와인 수입을 계기로 박 대표는 2023년 와인 전문 법인 ‘비노월드와이드’를 설립, 이탈리아 와인을 집중적으로 국내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비노월드와이드는 △전설적인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 가문의 ‘보첼리 1831(Bocelli 1831)’ △이탈리아 북부 와인의 최강자 ‘쿠르타취(KURTATSCH)’ △가수 스팅(Sting)의 와인 ‘일 팔라지오(Il Palagio)’ △700년 전통의 ‘빈디 세르가르디(Bindi Sergardi)’ 등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현재 11개 브랜드, 130여 종 와인을 유통 중이다. 이탈리아 와인을 열심히 알려온 박 대표는 최근 미국 나파밸리 등 더욱 다양한 와인 수입도 검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와인 사업 경력이 길지 않은 박 대표지만 수입에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 첫 번째는 독점이다. 이는 사업가로서의 박 대표의 면모로 독점 수입이 아니면 가격 경쟁력에서 대기업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두 번째는 성적이다. △비비노 평점 4.0 이상 △로버트 파커 포인트 93점 이상 △제임스 서클링 포인트 93점 이상 등 국제 평론 등에서 검증된 와인만을 선택한다. 이는 전문가들과 생산자들의 일관적인 안목에는 이유가 있다는 그의 와인 철학에서 비롯됐다.

    박 대표는 “높은 평점의 와인은 대부분 가격대가 높은데, 비싼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다른 저가 와인에 비해 노력과 수고, 정성이 모두 반영된 것”이라며 “비노월드와이드에서 선보이는 와인 역시 저렴하진 않다. 박리다매를 지양하고 긴 여운을 남기는 와인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투데이

    박철환 에이비씨컨텐츠그룹 총괄대표가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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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표가 추구하는 와인은 ‘경험’이다. 단순히 와인을 수입해 진열대에 올리기보다는 ‘콘텐츠 페어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안한다. 오페라 위주의 공연을 기획하고 만들어 온 그는 와인과 공연은 상호 보완의 성격이 있다는 철학이 있다.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가 전체의 성격을 바꾸고, 감정을 끌어올리면서 어우러지는 감동이 있다는 것.

    최근엔 스포츠까지 접점을 넓혔다. LPGA 주관 ‘2025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세레머니에 비노월드와이드가 수입한 샴페인이 등장했다. 김세영 선수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샹파뉴 플뢰롱 반토로쏘 셀렉션’이 그린 위에 흩뿌려졌다. 박 대표는 플뢰롱 반토로소 셀렉션이 LPGA 챔피언에게 잘 어울리는, ‘우승’이란 단어를 향과 버블로 번역한 샴페인이라고 했다. 레몬 제스트 그린 애플의 신선한 향과 헤이즐넛의 고소한 풍미가 골프를 닮았고, 청명한 피니시와 버블이 우승의 결정적 순간을 표현한다는 것.

    박 대표는 “골프는 바람, 거리, 경사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예민한 스포츠”라며 “토양과 기후, 양조자의 손길에 따라 맛이 변하는 와인의 섬세함과 닮았다”고 말했다. 와인과 골프의 페어링을 제시한 박 대표는 프로골프선수들을 자사 취급 와인 앰배서더로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에이비씨콘텐츠그룹은 앞으로도 공연, 드라마, 골프 등 콘텐츠 협업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와인을 백화점이나 호텔의 진열대에서 만나는 게 아니라 문화를 향유하는 흐름 속 와인이 자연스럽게 ‘페어링’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와인을 주제로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 제작도 추진 중이다.

    “수많은 와인수입사 중에서 단순히 ‘특별한 와인’만으론 경쟁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와인을 단순한 술이 아닌 ‘콘텐츠’로 접근합니다. 공연, 드라마를 보고 골프를 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와인을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에 스며드는 와인. 아주 즐거운 세계일 것입니다.”

    [이투데이/연희진 기자 (toyo@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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