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법무법인 세종 세무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5조는 “법인의 영업활동과 직접 관련이 없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을 사업무관자산으로 규정한다. 쟁점은 ‘직접 관련성’의 해석이다. 단순한 자회사 지위나 지배관계만으로는 부족하며, 법문이 요구하는 것은 지분 구조 자체가 아니라 영업활동과의 실질적 연결성이다. 서울고등법원 2019누46345 판결은 이 기준을 비교적 명확히 제시했다. 법원은 해당 조항의 문언에 충실하게 접근하여, 주식이 모회사의 영업활동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모회사가 보유한 주식이라는 사정만으로 일률적으로 사업무관자산으로 볼 수 없고, 자회사라는 외형만으로 자동적으로 사업용 자산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취지다. 즉, 판단의 초점은 ‘왜 보유했는가’라는 설명이 아니라 ‘사업 구조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놓인다. 결국 핵심은 자회사가 모기업의 수익 창출 체계 속에서 수행하는 기능이다. 자회사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 대상에 그치는지, 아니면 생산·판매의 거점이거나 원재료 확보, 연구개발, 브랜드 관리 등 본업 수행과 구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때 모회사 매출과의 연계성, 거래 규모, 기능적 의존도, 인력·기술·설비의 공유 여부는 직접 관련성을 판단하는 실질적 지표가 된다. 최근 기획재정부 유권해석(재산세제과-191, 2025.3.12.) 역시 해당 주식이 영업활동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를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업무관자산 판정이 추상적 분류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사업 구조에 대한 구체적 평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자회사와의 실제 거래 내역과 가격·물량의 흐름, 매출 기여도, 공동 사업 구조, 기술지원 또는 로열티 구조, 주요 의사결정 과정(이사회 의사록·중장기 사업 계획) 등 객관적 자료를 통해 기능적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승계 직전에 형식적 구조를 정비하기보다, 평소 영업 구조 속에서 자회사의 역할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설계하고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결국 가업승계 자산 판정의 기준은 ‘보유’라는 형식이 아니라 기업의 영업 구조 속에서 수행하는 ‘기능’에 있다. 자회사 주식이 독립된 투자자산인지, 아니면 본업을 지탱하는 사업 인프라인지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통해 가려질 문제다. 김경희 법무법인 세종 세무사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