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5 (수)

    [기고] “밸류업 위해 소액주주 연대할까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호준 디토이에스지 대표

    이투데이

    지난해 말 기관투자자의 수탁자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방안’이 관계기관 합동으로 발표되었다. 핵심 내용은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스튜어드십코드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한국의 스튜어드십코드를 ‘글로벌 수준’에 맞추어 개편한다는 것이다.

    코드의 운영 내실화 방안으로, 실효성 확대를 위해 ‘이행점검과 공시 강화’ 적용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2026년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을 시작으로, 2027년에는 사모펀드운용사(PEF)와 보험사, 2028년에는 증권사, 은행, 투자자문사가 추가되며, 벤처캐피털(VC)과 서비스기관이 이행점검의 대상이 된다.

    그동안 연기금과 대형 자산운용사들 위주의 수탁자책임활동에서, 고객의 수익 보호와 증진을 위해서 투자자산을 운용하고 관리하는 금융회사에 전면 적용되고,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자문사, 경영관여활동 서비스제공자, 의결권자문사까지 이행점검 대상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대상 회사에 대해서는 코드의 7개 원칙별 12개 활동들에 대해 그 이행여부를 점검한다. 이제 가입기관들은 스튜어드십코드 정책을 보유하고 공시한 것만으로는 안되고, 이에 합당한 활동을 수행하고 그 결과와 성과들을 매년 공시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행점검이 활성화될 경우, 외부에서 투자를 받은 기업들과 자본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튜어드십코드의 기본 취지는 투자대상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향상하기 위해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거버넌스와 전략, 리스크 등 의사결정에 적극적인 참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행 활성화를 위해 기관투자자들의 대량보유제도 또한 선진국 수준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있다. 주주총회 안건이나 특정 이슈에 대한 주주 의견 제시도 기관투자자들이 연대해 행사할 수 있음도 유념해야 한다. 영국과 일본 공히, 수탁자책임활동의 자원과 비용 절감, 성과 향상을 위해 협력적 주주관여(Collective Engagement)를 적극 장려하고 촉진하고 있다. 이 경우, “저희는 소액주주라 힘이 없어서 회사에 의견제시 안 해요”에서 “소액주주끼리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힘을 합쳐 보시죠”의 상황으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이행점검을 추진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시장의 논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통제되도록 하는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법적 성격이 가입기관들이 자신들이 속한 업종과 사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연성규범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금융당국이 직접 이행감독에 개입하여 의무화하는 방식이다. 실행력과 실질적인 효과를 철저하게 담보하겠다는 목적이 강력할 경우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도 두 가지 방식이 모두 논의되고 있다. 올해 2월, 금융감독원이 매년 스튜어드십코드를 이행감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자율규범으로 할 경우, 상대적으로 시장의 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선진 사례 방식들을 포섭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연기금 등 강력한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이행점검 과정이 시장에서 작동해야 효과가 있다. 이행점검을 법으로 의무화할 경우, 정책 실행력은 강력할 것이지만 이를 위한 대통령령이나 지침과 같은 세부 실행규정들이 줄줄이 뒤따라야 할 것이므로 추진형태는 아무래도 경직될 수 밖에 없다.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점검 방안은 최근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의 효과를 어떻게 실효성 있게 자본시장에서 유지, 정착시킬 것인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신중히 따져볼 일이다.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