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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정부, 엘리엇에 'ISDS 중재판정 취소소송' 승소…"1600억 국고유출, 일단은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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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성 기자]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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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약 1600억원을 배상하라는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

    기존 배상 책임의 근거가 된 중재 판단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면서 사건은 다시 중재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법무부는 23일 "엘리엇을 상대로 한 ISDS 사건 중재판정 영국 법원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제기됐다.

    당시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은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에 불리했는데도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해 주주 손해가 발생했다며 2018년 7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ISDS를 제기했다.

    엘리엇은 정부의 부당한 압력으로 의결권이 행사됐고 이로 인해 1조원 이상의 주가 하락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2023년 한국 정부에 약 1억782만달러 지급을 명령했다. 이후 지연이자가 더해지면서 올해 2월 기준 배상 책임액은 약 1600억원 규모로 늘어난 상태였다.

    ◆ "국민연금, 국가기관" 판단 뒤집혀

    정부는 PCA가 관할권이 없는 사건을 판정했다며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를 각하했지만, 항소심인 영국 항소법원은 지난해 7월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환송심을 맡은 영국 고등법원은 PCA 중재판정의 일부를 취소했다.

    법원은 국민연금공단이 정부와 별도의 법인격을 가진 점 공적연금기금 운용이 치안이나 국방 등 국가 핵심 기능에 해당하지 않는 점 일상적 의사결정이 정부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을 국가기관으로 전제해 판단한 기존 중재판정 부분이 취소됐다.

    쟁점이 된 한·미 FTA 제11.1조는 '관문조항'과 관련해 정부의 주장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ISDS는 외국 투자자가 투자 대상국 정부의 조치로 피해를 봤을 때 제기할 수 있는 분쟁 해결 절차로, 문제 삼는 행위가 '국가기관의 조치'여야 한다는 것이 이 조항의 핵심 요건이다. 이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중재판정부는 아예 본안 심리를 할 권한(관할)이 없다.

    다만 청와대·보건복지부가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공단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한 행위는 FTA 제11.1조의 '관련성 있는 조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이 국가기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청와대·보건복지부의 행위만으로도 엘리엇의 손해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등을 판단하기 위해 사건은 중재절차로 환송됐다.

    ◆ 승소율 3% 뚫고 '역전극'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원 중재절차의 서면·구술 공방 때부터 국민연금공단이 국제법상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개진했고 결국 받아들여졌다"며 "국민연금을 지켜낸 소중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엘리엇의 6분의 1에 불과한 소송비용을 쓰고도 취소소송 인용률 3%의 바늘구멍을 뚫어냈다"며 "이는 2018년부터 8년간 한국의 승소를 위해 한마음으로 헌신한 관계부처의 공직자들과 정부 대리인단, 이들을 믿어주신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정부는 향후 환송 중재 절차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한편 우리나라의 ISDS 대응 체제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법률 제정도 추진해 국민과 국익을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2018년 7월 엘리엇의 ISDS 제기로 시작됐다. 이후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본안 서면 공방이 진행됐고, 2021년 11월 구술심리를 거쳤다.

    2023년 6월 중재판정이 선고되자 정부는 같은 해 7월 영국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 8월 1심 각하 이후 항소를 거쳐 2025년 7월 항소심에서 정부 측 주장이 받아들여졌고, 2026년 2월 23일 환송심에서 최종적으로 정부 청구가 인용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매각 관련 ISDS 중재판정 취소 신청 사건에서도 승소해 약 4000억원 규모의 배상 책임에서 벗어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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