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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정문헌 구청장 "BTS 전후로 국격 나뉘어…종로구 노하우 풀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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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헌 종로구청장 인터뷰

    "경제에 반도체 있다면 문화는 BTS"

    집회·시위 관리 노하우로 안전 지킬 것

    주민 삶의 질…종로형 신속 정비사업에 속도

    "쓰레기 치우고, 안전관리하고, 혹시 노상방뇨 있으면 그것도 치우고, 그런 거 하는 게 기초자치단체 일 아닙니까."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은 웃으며 말했지만, 눈빛은 진지했다. 다음 달 21일 BTS의 광화문광장 컴백 공연을 한 달 앞둔 지난 20일 구청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공연 기획은 빅히트뮤직과 하이브가, 안전관리 총괄 감독은 서울시가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손발 역할은 종로구의 몫이다.
    아시아경제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2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BTS 컴백 공연 방문객 안전관리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종로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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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시위 관리 노하우, 이번엔 BTS 공연에 쓴다"

    종로구는 BTS 컴백 공연에 대비해 이미 한 달 전에 부구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통합대응본부'를 꾸렸다. 12개 부서가 참여해 물가안정·안전 의료·환경질서·도시홍보 등 4개 반을 편성하고, 각 국장이 반장을 맡는 체제다.

    정 구청장은 "탄핵 정국 이후 지난해 사실상 매일 시위 안전 관리를 했다"며 "그 과정에서 지하철 출입구 배치, 응급 의료 대응, 소방·경찰 진입 통로 확보, 쓰레기 수거까지 우리에겐 상당한 노하우가 쌓였다"고 말했다. 이번 BTS 공연은 그 경험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자리라는 것이다.

    공연 당일에는 재난안전상황실 근무 인원을 평소보다 크게 늘리고, 직원 120명을 4인 1조, 30개 조로 편성해 비상근무 체제로 운영한다. 광화문광장과 경복궁, 인근 지하철역 폐쇄회로(CC)TV를 집중 관제하며 과밀 상황 발생 시 유관기관에 즉시 전파한다. 현장진료소와 신속대응반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고, 서울대병원 등 권역 재난의료지원팀 3곳의 연계 체계도 구축했다.

    주최사 하이브와 구청 인력이 공연 당일과 이튿날 청소에 투입되고, 수송동 종로구 통합청사 부지에는 이동식 화장실 25동을 설치한다. 광화문광장 인접 공공시설 화장실 28곳도 모두 개방한다. 불법 노점은 공연 전날 밤부터 단계적으로 정비하고, 불법 주·정차 특별단속도 공연 당일 오후 1시부터 자정까지 이어진다.

    정 구청장은 "생색 안 나는 뒤치다꺼리, 잘해야 본전인 일"이라면서도 "시민·주민 편의와 안전을 위해 일하는 게 원래 구청 공무원들의 숙명"이라며 웃었다.

    1980~90년대 미국 유학 생활을 한 정 구청장은 "해외에서 우리를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 국격은 BTS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면서 "경제에 반도체가 있다면 문화에는 BTS가 있다. 나라에서 더 큰 훈장을 줘도 아깝지 않다"고 했다. BTS는 2018년 아이돌그룹 최초로 화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화관문화훈장은 문화훈장 5개 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다.

    지속가능한 서울 위해 '오버투어리즘'은 해결해야

    공연으로 인한 관광객 증가가 종로 상권에 미칠 영향을 묻자 정 구청장은 "BTS 덕분에 단기적으로 장사가 잘되는 게 상인들에게는 좋지만, 오버투어리즘이 더 심해지는 건 걱정해야 한다"고 했다. 오버투어리즘은 관광객이 지역 수용 능력을 초과해 발생하는 과밀화·환경·사회 문제를 뜻한다. 연간 1000만명이 찾는 종로구에 계속 대규모 인파가 추가로 몰리는 만큼, 단순한 행사 지원을 넘어 중장기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로구는 이미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되는 북촌을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해 주민 불편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관광버스 '드롭존'(승객 하차·탑승 전용 공간)을 지정해 차로가 버스 주차장화돼 교통이 마비되는 것을 막고, 관광객이 걷도록 유도하는 제도를 시작했다.

    정 구청장은 "걸어 다녀야 물이라도 사 먹고 아이스크림이라도 사 먹지, 버스 타고 훑고 가면 상권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이미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된다는 얘기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촌 특별관리구역 지정 여부도 검토 테이블에 올라 있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종로는 서울시 전체 문화재의 23%가 밀집한 곳으로, 등록미술관 20개·박물관 37개·공연장 161개를 보유한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문화예술 중심지"라며 "지난해 시범 운영한 '종로 아트버스'를 다음 달부터 정식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종로아트버스는 광화문에서 자문 밖과 서촌을 잇는 셔틀형 아트버스로, 이동 자체가 하나의 예술 여정이 되는 문화관광상품이다.
    아시아경제

    정문헌 구청장은 "시민, 주민 편의와 안전을 위해 일하는 게 원래 공무원의 숙명"이라며 웃었다. 종로구 제공.


    "주민에게 이익이 되는 개발"… 종로형 신속 정비사업도 속도

    정 구청장이 꼽는 종로의 최우선 과제는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이다. 종로구는 현재 31개 정비구역 1만9360세대 규모의 '종로형 신속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창신·숭인동 일대다. 창신동 23일대는 올해 상반기 내 조합설립인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고, 창신동 23-606·629일대는 신탁 방식으로 추진 방향을 잡고 조만간 시행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숭인동 56일대도 상반기 안으로 사업 방식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후보지로 선정된 행촌동 210-2일대는 올해 안으로 기획안 확정을 목표로 정비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정 구청장은 "소외되는 주민 없이, 주민에게 이익이 되는 개발을 원칙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는 게 최선"이라며 "종로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주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균형 잡힌 정비가 목표"라고 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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