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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6 (목)

    이슈 가상화폐의 미래

    비트코인 매수세 주도하던 헤지펀드들, ETF 줄이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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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4분기 31% 이르던 헤지펀드 보유비중, 24%로 줄어

    가격 모멘텀 약화에 'ETF매수+선물매도' 베이시스 수익률 감소도 한몫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그동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월가 헤지펀드들이 가상자산 혹한기(=크립토 윈터)에 가장 앞장서서 자금을 빼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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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주체별 비트코인 ETF 보유 비중 (자료=CF벤치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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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Kraken) 산하 가상자산 벤치마크를 제공하는 CF 벤치마크스(CF Benchmarks) 데이터를 인용, 최대 헤지펀드 보유자들의 비트코인 ETF 합산 보유 비중(할당액)이 지난해 3분기 24.75%에서 4분기에 24%로 낮아졌다.

    특히 앞서 지난 2024년 4분기에는 31%였던 보유 비중이 1년 만에 7%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12만6000달러를 웃돌던 역사상 최고점에서 거의 50% 하락한 상태다. 비트코인은 전날 6만4300달러 근처까지 밀리며 지난 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관세를 둘러싼 새로운 불안감이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번진 영향이다.

    이 같은 하락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장기 매도세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후 디지털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한때 수익성이 높았던 거래 전략의 수익률이 줄어들면서 ‘패스트 머니’로 불리는 헤지펀드 등 단기 투자자들은 가상자산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꾸준히 줄여왔다.

    CF 벤치마크스 리서치 책임자 게이브 셀비는 “지난 두 분기의 지배적 테마는 헤지펀드의 디레버리징(위험 축소)이었다”며 “작년 10월의 과열 정점(블로오프 톱)이 시스템적인 포지션 축소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이는 규제 당국 제출 서류에서도 확인된다. 헤지펀드인 브레반 하워드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보유 포지션을 대폭 조정하며, 4분기 들어 현물 비트코인 ETF의 최대 매도자가 됐다. 브레반 하워드의 IBIT 지분은 약 86% 감소해 550만 주로 줄었고, 이에 따라 현물 포지션 가치는 약 24억달러에서 2억7500만 달러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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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베이시스 트레이딩 수익률 추이 (자료=앰버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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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같은 포지션 축소는 단순한 가격 모멘텀 변화에서 비롯된다.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통화가치 하락, 주식시장 스트레스 등을 상쇄할 수 있다는 ‘기관 투자용 헤지 자산’으로서의 주장과 달리, 거시 리스크와 함께 하락하면서 그 논리를 약화시켰다.

    하지만 이번 조정은 기계적 요인도 크다. 최근 2년 동안 비트코인 베이시스 트레이딩(basis trading)은 헤지펀드 전략 중 가장 인기 있는 것 중 하나였다. 펀드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매수하는 동시에 CME(시카고상품거래소) 비트코인 선물을 매도(숏)해 선물이 현물 대비 프리미엄으로 거래되는 차이를 수익으로 가져갔다. 이 전략은 가격 방향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 없는, 사실상 시장의 ‘컨센서스 캐리 트레이드’였다.

    비트코인 ETF가 처음 승인된 뒤 수개월 동안 이 전략의 연환산 수익률은 두 자릿수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앰버데이터(Amberdata)에 따르면 더 많은 트레이딩 데스크가 차익거래에 몰리며 기회가 줄어든 결과, 지난 9일 기준 수익률은 약 4%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다만 모든 투자자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 일부는 하락 국면에서 오히려 비중을 늘렸다. 아부다비 국부펀드는 2025년 4분기에 IBIT 보유량을 46% 확대했다.

    CF 벤치마크스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자문사(investment advisers)들은 지난 1년 동안 매 분기 IBIT 보유량을 늘렸고, 그 결과 전년 대비 145% 증가했다. 셀비는 이들이 단기 변동성에 맞춰 잦은 매매를 하는 편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끈끈한(stickier) 자본”이 될 수 있다고 썼다.

    그는 “지난 1년간 랠리를 이끌었던 ‘투기성 자본’은 후퇴했고, 그 자리를 더 지속 가능한 소유 기반이 형성되었다”며 “가격이 조정받는 와중에도 이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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