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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AI·DC 기술, 우주로 확장해야”…'후발주자' 韓 위성 경쟁 해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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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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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후발주자인 한국이 위성통신 시장 경쟁에 대응하려면 인공지능(AI), 엣지 컴퓨팅, 데이터센터(DC) 등 지상의 핵심 기술을 우주로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지환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23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로 열린 ‘스타링크 시대의 이동통신: 위성-지상망 공존 시대를 향한 한국의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따라잡기식 전략보다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지름길을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는 저궤도 위성통신 상용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위성-지상망 공존 시대에 대비한 국내 산업 및 정책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위성통신은 사막·산지 등 오지나 선박·항공기처럼 기지국 설치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단말기가 기지국이나 중계기를 거치지 않고 위성과 직접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통신위성은 지구와의 거리에 따라 저궤도(LEO·300~1000km), 중궤도(1000~3만6000km), 정지궤도(약 3만6000km)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저궤도 위성은 지상과의 거리가 짧아 통신 지연이 낮고 실시간 서비스에 유리하다.

    다만 구조적 한계도 분명하다. 이날 발제에 나선 이문규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셀 크기, 전파 경로 손실, 지연시간(latency) 등 물리적 특성에서 비롯되는 제약을 위성통신의 핵심 변수로 짚었다.

    위성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전파 경로 손실이 커져 전력 소모가 증가하고, 초저지연이 요구되는 서비스에서는 기술적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상 조건에 민감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6G 시대에는 위성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 세대가 진화할수록 네트워크 유연성이 강화되는 가운데, 위성은 지상·공중·우주를 아우르는 입체적 커버리지를 구현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직접단말접속(D2C·Direct to Cell) 기술이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기존 스마트폰을 변경하지 않고 위성에 직접 접속하는 방식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024년 3월 채택한 ‘SCS(Supplemental Coverage from Space)’ 프레임워크 역시 통신 취약 지역을 위성으로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낮은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는 만큼 데이터 속도보다는 커버리지 확장에 방점이 찍혀 있다. 스페이스X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수천 기 위성을 기반으로 D2C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위성 고도·수명·비용 간 균형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NTN 위성통신의 본질적인 한계는 결국 대역폭(bandwidth)”이라며 “지상망과 동일한 품질을 확보하려면 전력 증강 대신 대역폭을 약 8배 이상 추가 확보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성은 전 지구를 단독으로 대체하기보다는 오지·비상 통신을 중심으로 지상 통신사와 협력하는 보완적 ‘윈윈 전략’이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별 위성 기반 서비스 전략도 소개됐다. 미국은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모델을 바탕으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중심에 두고 국방용 ‘스타실드’까지 확장하며 공공·안보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유럽은 2030년까지 독자 위성망 구축을 목표로 ‘아이리스²’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도 스타링크를 병행 활용하는 이원화 전략을 택했다.

    국내는 스타링크 코리아의 공식 서비스 개시와 함께 B2B 중심 활용이 확대되는 단계다. 해상·항공 분야에서 국내 통신사와 글로벌 사업자 간 협력이 진행 중이며, 공공·군 위성을 통한 재난·긴급 복구 체계도 병행 구축되고 있다.

    최지환 KAIST 교수는 “국내 소비자 시장은 가격 경쟁력과 제도적 제약으로 확산 속도가 제한적”이라며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위성 연결 기능을 지원하고 있지만, 국내 상용 서비스와의 연계는 여전히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독자 위성망 구축과 해외 위성망 활용을 양자택일의 문제로 볼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위성 내부를 가상화해 복수 사업자가 함께 활용하는 개방형 구조로의 전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저궤도 위성은 지속적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핸드오버와 자원 할당이 복잡하지만, 이를 AI로 최적화하면 네트워크 운영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하나의 위성을 특정 사업자가 독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유연하게 자원을 분할·운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논의되는 ‘우주 데이터센터’ 개념도 차별화된 서비스 방안으로 제시됐다. 최 교수는 “지상에서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AI, 반도체, 전력, 데이터센터 역량을 우주로 확장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대규모 지상 데이터센터를 그대로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GPU 기반 연산 자원을 위성에 탑재해 일부 연산을 우주에서 수행하는 방안은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고 밝혔다.

    김승조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우주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냉각 측면에서는 분명 장점이 있지만 가장 큰 기술적 난제는 방사선”이라며 “밴앨런 복사대와 같은 고에너지 입자 환경에서 반도체와 컴퓨팅 장비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운용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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