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을 이끈 것은 제조업이다. 제조업 BSI는 한 달 새 17.8포인트 오른 105.9를 기록했다. 202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 10개 업종 중 6개 업종이 기준선을 넘겼고 3개 업종은 기준선에 걸쳤다. 부정 전망을 보인 업종은 ‘식음료 및 담배’(94.7)뿐이었다. 무엇보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 품목의 실적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 1월 반도체 수출은 205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2.7% 증가했고 자동차 수출도 21.7% 늘었다.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설비 등이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 업종 BSI는 128.6까지 뛰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제조업이 살아나자 기업 심리도 좋아진 것이다.
그렇다고 안도할 상황은 아니다. 내수(98.5), 투자(96.4), 고용(94.7) 지표는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는 더욱 냉랭하다. 특히 건설업은 위기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의 중소기업 건설업 연체율이 지난해 말 1.71%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다.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국회에서 건설경기 침체와 관련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한 이후 통상 질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졌다. 상호관세를 우회해 반도체·자동차·철강 등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가 강화될 경우 우리 수출은 언제든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결과에 따라 국제 유가와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책의 정교한 대응과 내수 회복을 위한 뒷받침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려면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정비하고, 첨단 산업과 설비 투자에 대한 지원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그럼에도 국회는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보완 대책 없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기업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입법이 잇따를수록 투자와 고용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모처럼 살아난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뜨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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