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불이익에 집주인 실거주 움직임
갱신권 써도 집주인 입주땐 집 비워야
매물 잠금에 강북 전세품귀 현상 심화
‘실거주하지 않는 집’을 보유한 이들에게 대출 및 세금관련 규제 강화가 예고되면서, 임대차 시장으로 혼란이 번지고 있다. 정부가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는 물론 ‘비거주 1주택자’의 세금도 무겁게 할 것이란 전망에 임차인에게 이사를 요구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통해 서울 마포구에 집을 산 직장인 B씨도 난감하다. 그는 “부부 직장은 모두 경기도지만, 서울 내 집마련을 위해 마포에 집을 샀는데, 지난해까지는 ‘비거주’ 개념이 없을 때라 어떤 세금 폭탄을 맞을지 너무 걱정돼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4일 관가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현재 주택 보유세·거래세 조정 등 부동산 세제 운영 방향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보유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로드맵이 유력한 가운데, 정부가 오는 7월 세제 개편안에 맞춰 이를 포함한 로드맵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도 보유세 인상에 대한 논의를 본격 시작했다. 전날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종오·손솔 진보당 의원은 국회에서 ‘똘똘한 한 채의 역설, 부동산 세제 정상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인사말에서 “집을 투기 수단으로 삼는 자들의 욕망을 ‘민심’이라 포장하고, ‘시장을 이길 수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세태에 이제는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며 “세제는 예외보다 원칙이 우선돼야 한다는 걸 시장에 보여줘야 정책 신뢰도 회복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장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보유세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정부가 연초부터 매물 출회를 압박하기 시작한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들도 좌불안석이긴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투기용 1주택’에 대한 세제 개편까지 시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15 대책이 나오기 전 서울에시세 22억원 수준의 1주택을 매입하고 세를 준 C씨는 “세입자가 계약 당시 4년 거주 뜻을 밝혔는데, 2년 만기 시 어떻게해서든 들어가 실거주를 해야 할 것 같다”면서 “대출 규제로 실거주에 따른 자금조달도 문제지만, 세입자와의 갈등도 커질 것 같아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해도 받을 수 있는 세제 특례를 없애는방안을 포함하는 방향이 유력하다고 본다. 현행 세법은 주택을 2년 이상만 거주하면 보유 기간별로 최대 80%까지 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살지 않고 보유한 것에 대해선 특례를 주지 않는 게 맞다는 대통령의 워딩이 있었기 때문에 보유 기간별 장기보유 특별공제 부분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방법이 유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별공제뿐 아니라 과세 표준 자체를 높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전날 좌담회서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보유세 인상에 대해 “과세표준을 제대로 정하면 세율을 올리지 않고도 세수를 늘릴 수 있다”며 과세표준 인상을 제안했다. 또 공시가격을 시장가치의 80%로 현실화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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