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생산적 금융 항목 일제 신설
포용금융·소비자보호 관련 가점 확대
정부 정책 연계 성과관리 구조 재설계
“현장 동기부여 확대…업무변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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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 체계가 달라지고 있다. 첨단전략산업 기업에 대출을 내주거나 연체차주에 대해 채무조정을 해줄 경우 가점을 받고 소비자 보호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더 많은 감점을 부여하는 식이다.
과거 단순 수익·실적 중심 성과 평가에서 벗어나 질적 성과를 강조한 데 이어 정부 정책 연계성을 강화함으로써 은행의 공적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KPI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로 바뀌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신뢰받는 금융을 3대 축으로 하는 금융 대전환을 강조하며 금융기관이 이를 전사적 목표로 삼아달라고 주문해 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5일과 26일에도 연이어 생산적·포용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민간의 적극적인 역할을 재차 당부할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올해 상반기 KPI 체계에 생산적 금융 항목을 일제히 신설했다.
은행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 대전환의 또 다른 축인 포용금융에 대해서도 가점 항목을 일부 추가했고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해 가점 요소를 확대하거나 감점 배점을 늘리는 등의 조치를 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건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생산적 금융의 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산업별 분류 기준을 신설해 이를 KPI는 물론 여신 심사 방향, 금리 결정 등 여신 정책 전반에 반영하고 있다. 실질적인 부가가치 창출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1000여개 업종을 생산적 금융 산업군으로 규정해 신용등급이나 담보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대출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이와 함께 KPI 내 소비자 보호 및 윤리 경영 관련 배점을 기존보다 1.5배 정도 늘렸다. 소비자 보호나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으면 감점을 받게 되는데 이를 확대해 영업 현장 차원에서 소비자 보호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한은행도 KPI 체계에 생산적 금융 항목을 추가하고 25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포용금융과 소비자 보호 항목에도 종전과 같이 각각 15점, 60점을 배정했다.
특히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선 ▷표준 판매 프로세스 준수에 45점 ▷전기통신 금융사기 예방에 15점의 배점을 연계한다. ‘보이스피싱 안심지킴이’ 창구 활동을 하거나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관련 교육을 받을 경우 가점을 받고 경찰과 협업해 피해 예방을 할 때도 점수를 받도록 설계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코어(핵심) 첨단산업’ 업종에 대한 신규 대출에 대해 약 1.2배의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10억원 규모의 대출 실적을 KPI 상에서는 12억원으로 인정해 주는 식이다. 코어 첨단산업은 정부가 중점 육성하는 국가전략산업군, 이른바 ‘ABCDEF(인공지능, 바이오·헬스케어, 콘텐츠·문화, 방위·항공우주, 에너지, 제조) 산업’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포용금융과 관련해선 종전 서민금융 지원과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대출 우대 등과 함께 개인채무자보호법 대상 연체차주의 채무조정 시 가점을 주기로 했다. 소비자보호 항목은 펀드, 신탁, 파생상품 등의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해 도입한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의 개정 내용을 반영해 개선했다.
우리은행은 국가첨단전략산업 중심의 생산적 금융을 취급할 때 가중치를 적용하고 별도의 가점 제도를 둬 우대하기로 했다. 생산적 금융 법인 담당 기업지점장의 평가기준을 신설했고 저축은행, 캐피탈사로 연계할 경우 생산적 금융에 해당하면 추가 가중치도 적용할 계획이다.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상품을 신규 취급하는 경우에도 가중치를 부여해 포용금융 확대를 유도한다. 소비자 보호 관련 KPI에도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규준과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에 따라 고객보호관점의 고객만족도(가치) 제고 항목을 새로 도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첨단산업 지원이나 취약 차주 포용, 소비자 피해 최소화 등이 성과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면 현장에서 이를 실천하려는 동기 부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회사 차원의 경영 전략 추진과 맞물려 생산적 금융 강화 등을 위한 일상적인 업무 관행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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