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FKI타워서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 정책 심포지엄'
김효봉 태평양 변호사 "가상자산 거래소는 은행·주식거래소와 달라"
김윤경 인천대 교수 "책임 경영·기업윤리 강화가 우선돼야 할 것"
김효봉 법무법입 태평양 변호사가 2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2층 토파즈홀에서 디지털금융포럼 주최로 열린 '디지털자산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한 정책 심포지엄'엣 발표하고 있다.(사진=송헤리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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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정부가 추진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 규제에 대해 학계와 법조계 비판이 이어졌다. 대주주 소유규제가 헌법적 정당성과 산업적 타당성 모두에서 논란이 크다는 지적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2층 토파즈홀에서 디지털금융포럼 주최로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한 정책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각 분야 전문가들은 대주주 지분 제한이 법률적·산업적 측면 모두에서 충분한 논리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규제가 산업 성장성과 법적 안정성, 글로벌 경쟁력에 미칠 파급효과가 큰 만큼 입법 이전에 충분한 공론화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은행·증권거래소와 달라"
김효봉 법무법입 태평양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에 관한 법률적 쟁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김효봉 변호사는 금융감독원에서 11년간 근무 한 바 있다.
이 규제는 가상자산 거래소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15~20% 이하로 제한하자는 내용으로 앞서 정부가 제안한 바 있다. 거래소가 단순한 민간 플랫폼을 넘어 투자자 자산을 보관하고 거래를 중개하며 상장까지 주도하는 '준 금융기관'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지분 상한제가 현실화될 경우, 주요 거래소 대주주들은 지분 매각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송치형 의장이 약 25.52%의 지분을, 빗썸은 빗썸홀딩스가 전체 지분의 73.56%를 보유 중이다. 코인원은 창업자인 차명훈 대표가 53.44%, 코빗은 NXC가 60.5%를 보유하고 있다. 현행 구조상 규제 기준을 맞추려면 이들은 보유 중인 자산을 시장에 강제로 내놓아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먼저, 김효봉 변호사는 지분제한 규제가 헌법의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가 진정소급입법에 따른 재산권 박탈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온 만큼, 대주주의 기존 지분을 입법으로 축소하는 방식이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는 설명도 더해졌다.
김 변호사는 "국민이 규제 도입을 예측할 수 있었는지, 법적 신뢰가 보호될 필요가 있었는지, 규제에 따른 손실이 경미한지, 그리고 이를 상쇄할 중대한 공익이 존재하는 지가 함께 판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그간 인정된 심히 중대한 공익상 사유로는 반민족행위자 재산 환수,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인한 내란행위자 처벌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변호사는 지분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도 반할 소지가 있다고 지목했다. 과잉금지원칙이란 국가가 국민의 자유·권리를 제한할 때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규제해야 하고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상 원칙을 말한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은행과 달리 신용창출 기능이 없고 공적자금 투입 대상도 아니다. 자본시장법상 주식거래소처럼 독점적 시장지위를 갖거나 엄격한 허가제가 적용되는 구조도 아니다. 신고를 통해 진입할 수 있는 경쟁시장이므로, 동일한 규제를 적용할 정당성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김 변호사는 "이러한 제도 변화가 법적 예측 가능성을 낮춰 창업·투자 의지를 위축시키고 국내 사업자의 해외 이전 가속화, 해외 사업자 의존도 심화 등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부정적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서도 찾아보기 힘든 규제…혁신 저해 우려
김윤경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는 주요국 규제 사례를 비교하며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주주·임원 적격성 심사는 일반적이지만, 대주주 지분 상한을 법으로 제한한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각국이 적용하는 규제는 주로 범죄 경력, 평판, 지배구조 투명성 등 '적격성' 중심이지 특정 지분율 이하로 대주주 소유권을 제한하는 방식은 채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유럽연합(EU)의 미카(MiCA) 규제는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가 인가를 신청할 때 지배구조 설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지분율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와 경영진에 대해 전문성·평판·범죄기록 등을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인위적 지분 분산 규제가 단순 개별 기업의 경영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산업 경쟁력과 국가 혁신 생태계 전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의사결정이 왜곡될 수 있으며, 경영권 분쟁 위험이 높아져 책임경영이 오히려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면서 "산업 차원에서도 주요국의 가상자산거래 진흥 정책 및 국가과제인 '규율과 산업진흥' 목표에 역행한다"고 언급했다.
면밀한 법리적 검토 먼저…기업 책임경영·윤리 강화가 우선돼야
이같은 상황에 따라 김효봉 변호사는 규제 도입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헌법·행정법·금융규제법 전반에 걸친 정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소유 규제를 성급히 입법할 경우 국가 차원의 비용 부담이 매우 커질 수 있다며 학계를 포함한 전문가 집단의 충분한 분석과 사회적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상자산 산업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고려해, 해외 사업자와의 장기적 분쟁 가능성, 해외 주요국과의 규제 정합성, AI 등 새로운 인프라 산업에도 동일 규제 방식이 적용될지 여부 등 폭넓은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경 교수는 지분 규제보다 책임경영과 내부통제 강화가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규제 설계 과정에서 일관성과 비례성을 확보하되, 산업 특성상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과 적응성을 갖춘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스타트업과 벤처 생태계가 위축되지 않도록 혁신 유인을 유지하면서도 거래소 운영 실태에 대한 점검과 이사회 기능,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면서 "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해 ESG와 사회적 책임 이행을 강화하고, 자율적 책임수단을 도입해 실제 작동 가능한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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