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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HD현대重 법 위반 증거 지운 전 임원…대법 "본인 처벌 위기였다면 증거인멸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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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도급법 위반 자료 지운 임원들

    징역형 선고한 2심 깨고 파기환송

    "방어권 차원의 증거 훼손은 처벌 못해"

    회사의 법 위반 사실을 숨기기 위해 관련 증거를 인멸했더라도, 지시를 내린 임직원 본인 역시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타인의 형사사건' 증거 인멸로 보아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형법상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범죄 증거를 훼손할 때만 성립하기 때문이다.
    아시아경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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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노경필 대법관)은 증거인멸교사 및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HD현대중공업 전 임원 A씨와 전 팀장 B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항소심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협력사지원팀 담당 임원으로 근무하던 2018년 7월부터 10월께 회사의 하도급법 위반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도록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팀장이던 B씨는 A씨의 지시에 따라 다른 직원들과 공모해 관련 자료 삭제 등 증거인멸 행위를 실행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의 쟁점은 이들이 없앤 자료가 회사(타인)의 형사사건 증거인지, 아니면 피고인들 '자신'의 범죄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형사법상 자신의 형사 책임을 면하기 위해 증거를 없애는 것은 방어권 행사로 인정돼 처벌받지 않기 때문이다.

    1심은 이들의 행위가 타인의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피고인들이 회사의 하도급법 위반으로 장차 형사사건이 될 수 있음을 알면서 증거를 인멸했다"며 A씨에게 징역 1년을, B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자신의 형사사건'에는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의 업무에 관한 행위자로서 개인이 직접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봤다. 하도급법 위반 시 회사뿐만 아니라, 실제 업무를 수행한 A씨와 B씨도 직접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자신도 행위자로서 직접 처벌받게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자기 이익을 위해 관련 자료를 인멸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들이 삭제한 자료는 타인의 형사사건 증거가 아니라, 피고인들 자신의 형사사건과 실질적으로 관련된 증거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은 피고인들의 지위와 업무 내용, 양벌규정 적용 가능성을 충분히 따지지 않고 증거 삭제 행위를 타인의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인멸로 단정했다"며 증거인멸죄 성립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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