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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6 (목)

    36년 만의 재이식 성공…서울성모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500번째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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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TV

    서울성모병원 정병하 교수(왼쪽)와 500례 환자 [사진=서울성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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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1989년 형제로부터 첫 신장이식을 받은 65세 남성 A씨. 이식받은 신장이 기능을 잃으며 다시 투석 생활로 돌아가야 했다. 혈액형 B형인 A씨에게 신장을 줄 수 있는 가족은 마땅치 않았다. 그런데 혈액형 AB형인 배우자가 나섰다. 과거라면 불가능했을 이식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올 2월 A씨에게 배우자의 신장을 이식하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번이 서울성모병원의 500번째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다.

    24일 의료진이 모여 A씨의 퇴원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환자의 둘째 딸은 "아버지가 신장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어머니는 물론 언니와 저까지 모두 기꺼이 이식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당연히 남편에게 이식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배우자의 말에 A씨는 "마음 아프면서도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보였다.

    과거에는 혈액형이 맞지 않는 공여자로부터의 이식은 거부반응 위험으로 시행이 어려웠다. 혈액형 연관 항체를 제거하는 탈감작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능해졌다.

    서울성모병원은 2009년 5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처음 성공한 뒤 6년 만인 2015년 100례를 달성했다. 이후 2018년 200례, 2021년 300례, 2023년 2월 400례에 이어 이번에 500례를 기록했다. 첫 시행 이후 16년 9개월 만의 성과다.

    500례 분석 결과 전체 생체 신장이식 중 혈액형 부적합 이식 비율은 초기 약 10%에서 현재 35%까지 늘었다. 가장 많은 수혜자-공여자 관계는 부부였다. 전체 500례 중 절반 이상이 부부 간 이식으로, 전체 생체 이식의 부부 비율(35%)보다 높았다.

    65세 이상 고령 환자도 34건(7%)에 달했고 최고령 수혜자는 73세였다. 고도 감작과 혈액형 부적합이 동시에 존재한 고위험군은 87건(17%), 재이식은 52건이었다. 이식 신장 생존율은 1년 98%, 5년 94%, 10년 85%로 일반 생체 신장이식에 뒤지지 않는 성적이다.

    서울성모병원의 신장이식 역사는 1969년 명동성모병원의 국내 최초 신장이식 성공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혈액형 부적합 이식 분야에서 SCI급 논문 11편을 발표했고, 정병하 교수는 베트남 의료진에 노하우를 공유해 베트남 첫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성공에도 기여했다.

    박순철 장기이식센터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의 도입으로 과거 공여자가 없어 이식 기회를 얻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열렸다"며 "필수 약제와 검사법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slee@sedaily.com

    이금숙 기자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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