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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국내 제약 업종이 기대감 중심의 장세를 벗어나 사업 실효성을 증명해야 하는 국면에 진입했다. 과거 과학적 입증에 치중했던 임상 성공의 기준은 최근 글로벌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 등 운영 효율성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올해를 연구·개발(R&D) 성과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연결되는 실적 개선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분 기준 코스피 제약 지수는 올해 들어 약 11.6%(2061.27포인트) 오른 19786.05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제약 지수는 이번달 들어 2.6% 상승하며 코스닥 지수 대비 1.4% 상회했다. 이는 정부의 코스닥 부양 정책과 신약 개발 모멘텀이 뚜렷한 바이오텍에 시장의 매수세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업계에서는 후기 임상 실패의 원인 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2013~2023년 통계에 따르면 임상 2·3상 중단 사유 중 안전성 문제는 5%에 불과한 반면 전략 및 사업적 판단에 따른 중단은 36%에 달했다. 약효 입증과 별개로 상업적 경쟁력이 낮거나 전략적 가치가 떨어지면 임상을 중단하는 등 수익성 중심의 의사결정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신약 시장의 경쟁 기준 역시 효능 중심에서 투약 편의성과 상업적 확장성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주사제 위주였던 비만 치료제(GLP-1)는 편의성을 높인 제형으로, 항암제는 ADC(항체약물접합체)를 통한 1차 치료제로 표준이 바뀌는 추세다. 이에 따라 개발 초기부터 수익성과 시장성을 정교하게 계산한 기업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수출의 기회가 집중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초에만 중국발 기술이전 계약 규모가 450억달러를 넘어섰다. 중국 내 현지 임상 가속화를 통해 조기에 개념 입증(PoC)을 마친 뒤 글로벌 권리를 매각하는 전략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국내 기업 역시 단순 R&D 역량을 넘어 임상 속도와 운영 효율성이 주가 재평가를 위한 지표로 부상했다.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제약 업종에 대한 투자 전략의 무게중심은 올해 성장 가시성에 쏠리고 있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내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30%대 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 하반기 예정된 바이오텍들의 R&D 모멘텀이 더해질 경우 업종 전반의 재평가 가능성도 높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은 1분기 대형 모멘텀 부재로 시장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3월 말 주주총회 시즌과 4월 AACR(미국암연구학회)을 기점으로 주가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MASH(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와 ADC 파이프라인의 임상 데이터 공개는 단기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코스닥 부양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신약 개발 모멘텀이 뚜렷한 개별 바이오텍에 매수세가 집중될 것"이라며 "특히 이번 달 말부터 이어지는 글로벌 학회 결과에 따라 자가면역 및 CNS(중추신경계)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의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 산업 전반의 성장세 회복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라며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업종 전반의 투자 매력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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