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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6 (목)

    “이란, 핵농축 포기할 바에 전쟁 택할 것…美와 군사적 충돌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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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 농축과 미사일 생산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양국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양측은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나,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 포기 대신 전쟁을 택할 요량으로 합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비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알리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왼쪽부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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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이란의 현 위기 인식이 구조적으로 어긋나 있으며, 이 간극이 양국의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란이 대내외적으로 약화된 만큼 머지않아 미국 측 압박에 굴복할 것이라 전망했으나, 사실상 궁지에 몰린 상황이 이란을 더 강경하게 만들 것이란 분석이다.

    워싱턴이 전쟁을 시사하는 배경으로는 이란의 취약한 대내외 상황이 제시된다. 지난해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으로 군사 시설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군 고위 인사도 다수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의 국제 제재로 경제는 심각한 침체기에 들어섰으며, 올해 초에는 전국 단위의 반정부 시위가 발발, 유혈 진압이 이뤄지면서 정권의 내부 통제력이 시험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란이 버티기에 돌입하더라도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셈법이 미국 측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가 이란 인근 해역 및 중동 전역에 집결,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음에도 이란이 미국 측 물밑 접촉 시도를 거부하자 미국 측 고위 인사들은 의아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스티브 윗코프 미 중동 특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왜 그들(이란)이 아직까지 항복하지 않는가”라고 발언하는가 하면, JD 밴스 부통령도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진지하게 검토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면초가에 놓인 이란의 상황이 오히려 협상 대신 전쟁 가능성을 더할 것이라 본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핵 농축을 체제 정체성과 직결된 사안으로 규정해 왔으며, 핵 프로그램이 곧 주권적 권리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이란에게는 미국 요구에 굴복하는 것이 공습을 감수하는 것보다 위험할 것”이라며 “이란은 미국이 협상 체결 이후에도 압박을 지속할 것이란 의심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메네이는 “미국의 진짜 목표는 이란의 핵 포기가 아닌 이슬람공화국 체제의 붕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핵 농축이나 미사일 시스템을 내주는 순간 체제 억지력과 협상력을 동시에 상실할 수 있다는 계산이 이란 정부 내부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사적 충돌이 현실화할 시 전쟁의 양상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시되는데, 전문가들은 이란이 제한적 공습을 감내하면서도 중동 내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확전을 방지하기 위해 양측이 공격 수위를 조절하는 경우다. 다만 미국이 이란의 정권 전복을 염두에 두고 공격 범위를 확대할 경우, 미군은 이스라엘과 공조해 초기 수일 내 이란 미사일과 지휘 체계를 집중 타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군력뿐만 아니라 특수전·사이버전 등 다층적 작전을 동원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란이 비대칭 전략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저항의 축’을 이루는 친(親)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해 홍해에서 미군과 국제 선박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개시, 미군 작전에 상당한 비용을 발생시킨 바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항로를 위협하거나 홍해에서 긴장을 유발할 경우 이는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군사적 충격이 정권 붕괴로 곧장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란은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충돌을 계기로 지휘 체계를 다층화했으며 지도부 유고 상황에 대비한 승계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등 체제 생존 전략을 강화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메네이는 23일 국가 안보 책임자인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 등 군 관계자들에 암살 대비 특명을 내렸으며, 지도부 모든 인사에게 최대 4명의 후임자를 지명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두고 ICG의 바에즈 분석가는 “전쟁이 반복될 때마다 이란이 더 유연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며 “이란은 끝끝내 굴복을 거부할 것”이라 강조했다.

    현정민 기자(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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