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5가 약국거리 일대. 한 약국 앞에 '마운자로 전 용량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관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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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때 빨리 사야 해요. 또 언제 들어올지 몰라요.”
지난 23일 오후 5시쯤 서울 종로5가 약국거리 일대의 한 약국에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5㎎’ 재고를 묻자 약사는 이렇게 답했다. 이 약국에는 같은 날 오후 4시쯤 해당 용량 제품 20개가 입고됐지만 곧바로 모두 판매됐다.
인근 약국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11곳 중 9곳이 마운자로 5㎎ 제품 재고가 없다고 했다. 한 약국 입구에는 ‘마운자로 전 용량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가격을 기존보다 약 10% 더 올려 받는 약국도 있었다.
◇예약도 안 되는 마운자로 5㎎… 고용량 선호
새해 들어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수요가 늘면서 마운자로 고용량 제품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더 큰 효과를 위해 고용량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 만큼 당분간 수급이 빠듯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5가 약국거리의 한 약국. 처방전 접수대에 마운자로 2.5㎎, 5㎎ 제품이 품절됐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관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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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의 성지’라 불리는 종로5가 약국거리는 마운자로를 구하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약국을 돌며 재고를 확인하는 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 남성은 약국 문을 열자마자 “마운자로 예약돼요?”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곧장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약국 관계자는 “하루 종일 찾아다니고 줄을 서도 물량이 없다”며 “마운자로 5㎎는 주문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량 제품을 구하지 못한 한 남성은 고용량을 대신해 2.5㎎ 저용량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수요 급증의 배경에는 처방 방식이 있다. 마운자로는 초기 4주간 2.5㎎ 저용량을 사용한 뒤 5㎎ 이상 고용량으로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연초 굳은 각오로 체중 감량을 시작한 이용자들이 고용량 단계로 넘어가면서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효과를 기대해 더 높은 용량을 찾는 경향도 영향을 미쳤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5㎎보다 높은 7.5㎎ 제품 투약을 선호한다는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운자로 제조사 일라이 릴리는 지난해 마운자로 7.5㎎, 10㎎ 제품을 출시해 국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마운자로와 비만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역시 기존보다 높은 용량의 제품을 출시해 왔다.
지난 13일 X(엑스)에는 설 연휴가 끝난 직후 종로 5가 약국거리에서 마운자로를 구하려는 이들이 줄을 길게 섰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엑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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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용 지적도… 여름까지 품귀 이어질 듯
비만 치료제 투약을 중단했다가 다시 찾을 때도 저용량보다 고용량이 처방되는 경우가 잦다. 상대적으로 저용량 제품은 재고가 있는데, 유독 고용량 제품만 품귀를 빚는 이유다.
공급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 생산이 단기적으로 줄어 5㎎ 제품 외에도 새로 나온 7.5㎎, 10㎎ 제품 역시 받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보통 비만 치료제 수요가 여름철을 앞둔 5월부터 증가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고용량 제품 품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비만 치료제가 기본적으로 고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정상 체중인 경우에도 미용 목적으로 투약하면서 오남용 지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량 제품은 상대적으로 부작용도 클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운자로의 오남용 위험을 고려해 지난해 ‘유해 우려 품목’으로 분류했다.
한 약사는 “정확한 진찰 없이 고용량 제품을 투약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무조건 고용량 제품 처방을 요구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김관래 기자(rae@chosunbiz.com);이호준 기자(hj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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