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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 동반성장위원회, 경기도청 등 유관 공공기관 및 스마트건설 관계자들이 현대건설의 ‘원격제어 타워크레인’ 기술 시연회를 참관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건설 |
[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국내 건설현장이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스마트 기술을 앞세워 ‘중대재해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고위험·고강도 작업을 기술로 대체하고, 실시간 모니터링과 데이터 기반 관리체계를 구축하면서 사고 예방 효과를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현대건설과 호반건설은 AI 기반 안전관리 고도화를 통해 현장 혁신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고위험 작업 대체…원격 타워크레인 첫 상용 적용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로 건설 현장에 ‘원격제어 타워크레인’을 도입하며 고소·고위험 작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 지난 1월 경기 과천시 주암동 ‘디에이치 아델스타’ 현장에서 열린 기술 시연회에서는 원격제어 타워크레인을 비롯해 실내 점검 드론, 자재 운반 로봇, 자율주행 모바일 플랫폼 등 스마트 건설기술이 공개됐다.
원격제어 타워크레인은 작업자가 상공 조종석에 직접 오르지 않고 지상 원격 조종실에서 장비를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비다. 현대건설은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기계 안전기준 특례’를 승인받아 해당 기술을 실제 공동주택 현장에 적용했다. 타워크레인에는 9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작업 반경 전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기존 조종석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던 사각지대까지 확보한다.
특히 0.01초 이내 응답이 가능한 저지연 통신기술을 적용해 원격 환경에서도 즉각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실시간 작업 영상과 풍속 정보, 충돌방지시스템 등 주요 안전 정보도 통합 연동된다. 이에 따라 조종사는 지상에서 보다 안정적인 환경 속에 장비를 운용할 수 있고, 추락 위험과 반복적인 고소 이동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고위험 작업과 운전원을 물리적으로 분리함으로써 사고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 AI 모니터링·로봇 접목…생활 안전까지 확장
현대건설은 AI 기반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도 병행 운영하고 있다. CCTV를 활용해 추락·끼임 등 반복 사고 유형의 위험 행동을 실시간 감지하고,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경보를 발령하는 체계다. 웨어러블 로봇, 무인 드론 스테이션 등과 결합해 현장 전반을 상시 관리하는 디지털 안전망을 구축했다.
주거단지 차원에서도 ‘로봇 친화 단지’ 전략을 추진 중이다. 현대위아의 주차로봇 기술에 화재 감지·이송 기능을 접목해 전기차 화재를 사전 감지하고 위험 차량을 방재 구역으로 이동시키는 통합 솔루션을 구상하고 있다. 열폭주 특성을 지닌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에 대해 로봇 기반 선제 대응 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 시공 안전을 넘어 입주 후 생활 안전까지 확장한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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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희 호반건설 총괄사장(왼쪽 여섯번째), 변부섭 호반건설 건설안전부문 대표(왼쪽 열번째), 김용일 호반산업 대표(왼쪽 열한번째)와 전문위원단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열린 ‘안전보건경영 전문위원단 발대식’에서 위촉장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호반그룹 |
◇ 외부 전문가·스마트 장비 결합한 호반건설
호반건설 역시 현장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외부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안전보건경영 전문위원단’을 출범시켜 분기별 정기회의와 수시 자문을 통해 안전보건관리체계와 제도 전반을 점검한다. 법·제도 검토, 사례 분석, 안전문화 확산 전략 자문 등 외부 시각을 접목해 관리 수준을 객관화하는 구조다.
스마트 기술 도입도 확대하고 있다. AI 다국어 동시번역 시스템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와의 의사소통을 지원하고, 건설장비 AI 근로자 인식 장치와 위험 대피 방송장치를 운영 중이다. 고위험 작업을 대체하는 자동화 장비도 적용했다. 인천 서구 ‘호반써밋 인천검단 AB19블록’ 현장에서는 외벽도장로봇 파일럿 테스트를 완료했다. 와이어를 따라 수직 이동하며 원격으로 롤러 도장 작업을 수행하는 장비로, 고층 외벽 작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락 재해를 원천 차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혹서기와 폭우 등 계절 위험요인 관리도 병행한다. 체감온도 31도 이상 시 강제 휴게시간을 운영하는 ‘31 STEP’ 캠페인을 실시하고, 폭염 응급키트와 이동식 냉방장비를 현장에 배치했다. 집중호우에 대비해 수방 계획과 배수펌프 운영체계를 점검하는 등 기후 리스크 대응 매뉴얼도 강화했다.
◇ 사고 발생 전 미리 방지한다…스마트 건설 안전 경쟁 필수
건설업계는 두 기업의 사례를 ‘기술 기반 예방 중심 안전관리’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책임을 묻는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 요인을 사전에 감지·차단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와 로봇이 단순한 생산성 향상 수단을 넘어, 건설 현장의 추락·끼임 등 중대 재해를 줄이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제도적 관리체계가 결합될 때 안전 성과가 수치로 입증된다는 점에서, 현장 안전 경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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