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사장, 오늘 국토부에 사직서 제출
임기 만료 4개월가량 앞두고 ‘중도 하차’
수장 공백에 따른 공항 운영 불확실성 ↑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달 14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찾아 현장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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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를 불과 넉 달 남겨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공사가 리더십 공백 상황에 놓였다. 항공사 통합에 따른 운영 재편과 보안 강화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최고 책임자의 공백이 공항 운영 전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학재 사장은 이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당초 오는 6월18일까지였던 임기를 4개월가량 남기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공사 안팎에서는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하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사장의 공백으로 인천공항공사는 상당 기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된다. 차기 사장 공모 절차 개시 이후 임원추천위원회 심의와 서류‧면접 심사, 대통령 재가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후임 인선까지 수개월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장 인선 전까지는 김범호 인천공항공사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맡는다.
문제는 인천공항공사가 현재 적지 않은 현안을 동시에 안고 있다는 점이다. 공사는 최근 국토부 감사에서 주차대행 제도 개편 과정의 절차 위반과 무면허 업체 선정 문제가 지적되며 내부 통제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이용객 편의 제고를 명분으로 추진된 제도 개편이 오히려 공정성과 투명성 논란으로 번지면서 공사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공항 보안 체계 강화도 시급한 과제다. 국토부에 따르면 인천공항에서 적발된 항공기 내 반입금지 위해 물품은 최근 4년간 약 6배 급증했다. 2020년 87만6000여건이던 적발 건수는 2024년 509만7807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총기‧실탄‧전자충격기 등 안보 위해 물품도 161건에서 540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국제 정세 불안 속 보안 검색 강화와 인력 확충, 시설 개선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략적 판단을 총괄할 리더십의 공백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한 이후 공항 전반에서 혼잡이 이어지고 있다. 송민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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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통합에 따른 터미널 재배치로 수요 구조가 재편되는 점도 당면 과제로 떠오른다.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하면서 공항 전반의 동선과 수속 체계에 변화가 발생해 이용객들의 혼잡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혼잡‧불편을 해소하고, 재편된 수요에 맞춰 공항 운영을 안정화하는 후속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공사 안팎에서는 수장 공백으로 상당 기간 공항 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김광일 전 인천공항 항공사운영위원장은 “공항 전반에 걸친 현안이 누적된 상황에서 최고 책임자의 돌연 사퇴는 조직의 혼선을 줄 수 있다”며 “직무대행 체제에서 의사 결정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 관리 체계를 속도 있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변수에 따라 기관장 교체가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거를 앞두거나 정권 교체기에 기관장의 중도 사퇴 및 교체 사례가 이어지면서 공사의 중장기 전략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허브공항으로서 대규모 항공 수요와 안전 체계를 총괄해야 하는 기관의 특성상 항공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정치권 출신 인사가 임명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공항 운영의 전문성과 경영 역량을 보다 엄격히 검증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공항은 항공 운송‧물류‧보안이 결합된 국가 기간산업의 핵심 인프라”라며 “정치적 고려가 아닌 산업 전문성과 경영 역량을 중심으로 한 인선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관장이 바뀔 때마다 전략 방향이 흔들리면 대규모 투자와 안전 관리 체계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항공 전문 경영 자격 요건을 명확히 하고, 독립적인 인사 검증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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