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문을 발로 차기만 하면 저 썩은 구조물 전체가 무너져 내릴 것이다.”
아돌프 히틀러는 1941년 소련 침공을 앞두고 휘하 장군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히틀러에게는 취약한 소련 체제가 독일의 기습으로 금세 붕괴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렇게 1941년 6월 22일 ‘바르바로사 작전’으로 명명된 독일의 군사작전과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독소전쟁’의 막이 올랐다. 3개월 뒤 승리를 장담하던 히틀러의 군대는 스탈린의 ‘붉은 군대’ 앞에 무너졌다. 총 3000만 명의 인명을 앗아가며 1945년 5월까지 이어진 장기 소모전은 나치 독일 패망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2022년 2월 24일 새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별 군사작전’ 선포와 함께 러시아가 약소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접경인 돈바스 지역을 병합하려는 푸틴의 야욕에 유럽 대륙이 또다시 전쟁의 불길에 휩싸였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국방안전보장연구소(RUSI)에 따르면 침공 당시 푸틴 대통령은 10일 이내에 우크라이나를 장악할 것으로 봤다고 한다. 하지만 서방의 지원과 우크라이나군의 완강한 저항으로 전쟁은 5년째로 접어든다. 오판의 대가는 크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지금까지 러시아가 차지한 영토는 미미한 반면 장기 소모전으로 러시아군에서 발생한 사상자는 약 120만 명에 달했다. 러시아 경제는 지속되는 서방 제재와 막대한 군비 지출 부담, 치솟는 물가로 좌초되고 있다.
견제 없는 독재 권력의 오판은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 푸틴 대통령의 ‘친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 통일’이 숙원이다. 최근 미국 싱크탱크의 설문조사에서 세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10년 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가능성이 70%라고 봤다. 또 다른 우방인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당대회에서 노동당 총비서로 재추대된 뒤 “핵무력을 중추로 전쟁 억제력이 비약적으로 제고됐다”며 핵보유국 지위를 과시했다. 동북아 평화를 해치는 오판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신경립 논설위원 kls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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