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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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해룡
거울을 본 적 없는 어린 송아지는
어미 소처럼 자기 머리에
힘센 뿔이 달려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가끔 송아지는
그 뿔로
괜히
하늘을 들이받는다
그 근사한 뿔을 믿고
겁 없는 송아지들이
오늘도
노란 가방을 메고
씩씩하게 유치원에 간다
거울 보았다고 송아지가 뜸베질을 삼가랴. 믿다 보면 그렇게 된다. 들이받다 보면 그렇게 된다. 근질근질하던 머리통에 고둥 같은 뿔이 돋는다. 눈을 희번덕거리며 오늘은 외양간 기둥 들이받고, 내일은 하늘 기둥을 무너뜨린다. 항공모함 같은 아빠 신 신고, 신전 기둥 같은 엄마 힐 신고 현관 밖 천하를 호령하는 아이들을 보아라. 하늘을 떠받치는 저 나무들도 떡잎 두 장으로 땅을 뚫고 나왔다. 겁 없는 송아지들이 자라서 콧김을 힘차게 내뿜으며 아무도 보지 못한 미래로 질주할 것이다.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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