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지출 사업의 정비는 사실상 재정경제부의 연례업무다. 하지만 없애도 계속 생겨나고 일몰기한이 명백히 정해진 사업도 초기의 명분 때문에 손을 잘 못 댄 채 ‘좀비 보조금’처럼 운용되는 게 적지 않다. 대표적인 신용카드 사용 소득공제만 해도 도입 초기의 카드 사용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는 달성됐지만, 아직 그대로 이어진다.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2017년 도입된 통합고용세액공제나 8차례나 일몰이 연장된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제도 등은 제대로 된 효과 검증도 없이 계속되고 있다. 빈약한 재정에 지출은 명확한 데도 성과는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문제는 정부와 국회가 정치적 부담을 느껴 폐지나 개선 같은 필요한 조치를 제때 못 한다는 점이다. 한번 도입 시행은 쉬워도 정비는 어려운 게 각종 보조금과 다를 바 없다. 보조금이 그렇듯이 세금 면제와 감면의 조세지출에도 보이지 않는 주인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고, 국회에는 쉽게 표시 나지 않는 대리인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기재부에서는 해마다 각 부처를 쥐어짜며 정비 계획을 세우지만, 입법 단계에서는 유야무야 되곤 한다.
조세지출의 전면 정비는 재정 개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가뜩이나 적자 재정이 심해지는 판에 올해 예산(728조원)의 11%를 차지하는 만큼 나라 살림 구조개혁의 하나로 과감하게 손봐야 한다. 올해 일몰이 다가온 59건의 사업이 일차 관심사이겠지만 대상을 넓혀 효과가 불분명한 것은 예외 없이 정비해야 한다. 관건은 선택과 집중이다. 그래야 꼭 필요한 쪽에 지원을 더해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로 활용할 수 있다. 정부부터 이익 집단에 휘둘리지 않는 결기가 필요하겠지만 국회의 협조도 필수다. 급팽창하는 나랏빚을 보면 방향은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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