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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탐욕적 배당, 먹튀… 사모펀드가 금융당국 농락할 수 있는 이유 [사모펀드의 덫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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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서구 기자]

    은밀한 자본으로 여겨지는 사모펀드가 우리의 일상 곳곳에 침투하고 있다. 대형마트를 시작으로 커피전문점, 시내버스까지 업종 불문이다. 사모펀드의 투자로 기업이나 산업이 좋아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숱하다는 게 문제다. 과도한 배당, 고용불안, 먹튀 논란 등 문제점은 차고 넘친다. 사모펀드를 규제할 방법은 없을까.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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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튀 논란’과 고용불안 이슈가 불거지면서 사모펀드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금융정의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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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튀' '고용불안' 등 각종 논란을 일으키는 사모펀드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발표를 보면, 2019년 84조3000억원이었던 사모펀드 약정액이 2024년 153조600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 수도 50%(721개→1137개) 이상 늘었다. 사모펀드가 증가한 것이 사모펀드의 투자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 단순히 상업 영역을 확대한다고 하기엔 커피 프랜차이즈, 시내버스 등 서민과 밀접한 곳에도 진출하고 있다.

    "그렇다.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은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면서 사모펀드가 현금 흐름(Cash flow)이 안정적인 산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가 커피 프랜차이즈나 시내버스와 같은 사업이다. 문제는 사모펀드의 본질과 관련 업종의 지속가능성이 충돌하는 데 있다."


    ✚ 무슨 의미인가.

    "사모펀드의 목적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최근 사모펀드가 진출한 사업 중 공공재의 성격을 띠는 곳이 적지 않다. 버스와 쓰레기 처리 회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사모펀드는 효율성 제고라는 명목 아래 비용 절감에만 열을 올린다. 당연히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거나 고용불안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사모펀드에 거부감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정부의 육성 정책이 각종 사모펀드 문제를 키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사실이다. 일례로 2015년 정부는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의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는 2020년 터진 라임펀드 사태의 피해 규모를 키운 주요 요인이 됐다."


    ✚ 지난해부터 불거진 홈플러스 사태와는 사안이 달라 보인다.

    "홈플러스 사태는 '무자본 매수'로 불리는 과도한 차입매수(Leveraged Buyout·LBO)가 논란을 일으킨 케이스다. 이 또한 2021년 관련 규제를 완화한 데서 기인한 문제다. 인수 대금을 피인수기업의 담보로 충분히 조달할 수 있게 만들었으니 위험요인이 커진 거다. 사모펀드가 매입한 회사의 자산이나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자산탈취(Asset Stripping)'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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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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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은 2021년 운용 목적(전문투자형·경영참여형)에 따라 구분했던 사모펀드를 투자자(일반 사모펀드·기관전용 사모펀드) 기준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의 레버리지 비율 한도를 기존 전문투자형의 400%로 일원화했다. 이전엔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펀드 순자산의 10% 이내, 특수목적법인(SPC)은 순자산의 300% 이내에서만 차입할 수 있었다.


    ✚ 이런 부작용 때문인지 사모펀드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규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방법이다."


    ✚ 어떤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규제 정책은 사모펀드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전횡을 막기 위해선 LBO와 같은 무자본 인수·합병(M&A)을 규제해야 한다. 기업 인수 시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인수 대금 대비 자기자본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 사모펀드의 과도한 배당도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깎아 먹는 과도한 배당은 분명히 문제다. 하지만 이를 직접 규제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에 가깝다. 정당한 주주권 행사를 규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주권 행사를 막으면 사모펀드는 물론 기존 기업의 반발도 클 수밖에 없다."


    ✚ 방법이 없는 건가.

    "그렇지 않다. 주주권 행사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의 책무를 강화하는 간접적 방식으로도 규제는 가능하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확대해 대주주인 사모펀드의 이익만 추구하는 의사결정에 제동을 거는 식이다. 여기에 과도한 배당으로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했을 때는 운용사의 책임을 묻는 자본 유지 원칙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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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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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펀드 규제를 강화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그래서 시장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지배구조나 자금 조달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시 의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 모든 걸 투명하게 밝히면 사모펀드라는 취지가 훼손되는 건 아닌가.

    "아니다. 일반 대중에게 사모펀드의 정보를 공개할 필요는 없다. 규제 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당국에 정보를 제대로 알리는 것만으로도 사모펀드의 문제점을 많이 해결할 수 있다. 사모펀드의 보고 의무를 강화하고,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정보 접근권에 차등을 두는 것으로 사모펀드의 기밀성을 유지하면서도 리스크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김 대표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모든 문제의 싹은 '감시자의 눈 밖'에서 자라기 마련이다. 사모펀드의 정보를 '감시자'인 금융당국에 제대로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험요인을 헤지할 수 있다. 홈플러스 사태 후 우리가 걸어가야 할 방향이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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