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6 (목)

    [뉴스분석] '개문발차식' FS 훈련… 美 서해 출격 훈련 놓고 흔들린 '한미공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최근 주한미군 전투기들의 서해 출격 훈련을 둘러싸고 한·미 연합작전체계에 균열 조짐이 드러났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진영승 합참의장은 지난 18일 미 7공군이 평택 오산기지에서 F-16 전투기를 다수 출격시켜 중국 방공식별구역(CADIZ) 인근까지 접근 비행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진 의장은 즉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발 대응 가능성이 있다"며 훈련 중단을 요청했지만, 미군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훈련을 이어갔다. 결국 이튿날(19일) 안규백 국방장관이 직접 브런슨 사령관에게 항의 의사를 전달한 뒤에야 미군은 작전을 중단했다.

    훈련이 애초 계획대로 21일까지 지속됐다면 서해상 미·중 간 공중 대치가 장기화될 우려도 있었다. 중국 관영매체는 20일 "중국 해·공군이 대응 출격했다"며 '국가안보 수호 의지'를 강조했다.

    뉴스핌

    [서울=뉴스핌]17일 오전 한반도에 전개한 미국 공군의 B-52H 전략폭격기와 한국 공군의 F-35A 전투기들이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한편, B-52H는 '서울 ADEX 2023' 개막식 축하비행 때에도 모습을 드러내 국민들에게 그 위용을 선보였다.[사진=공군 ] 2023.10.17 photo@newspim.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은 이번 서해 비행을 '정례 훈련(routine training)'으로 규정하며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브런슨 사령관 측은 24일 성명을 통해 "장관과 직접 소통했으며, 한국 측에 사전 통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훈련은 임무 완수를 위한 준비 과정이며 사과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부 언론이 '미군이 사과했다'고 전한 보도에 대한 공개 반박이었다.

    한편, 미군이 언급한 '사전 통보'가 실제로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에게 제때 보고됐는지를 두고 국방부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이 정도 사안이 늑장 보고됐을 가능성은 작다"며 미군 주장에 의문을 표시했다.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로는 '훈련 통보 체계의 혼선'이지만, 근본적으로는 한·미 작전결정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미묘한 온도차가 쌓여온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양국은 내달 9~19일 실시되는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Freedom's Shield)'를 둘러싸고도 세부 조율에서 이견을 보였다.

    뉴스핌

    25일 오후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왼쪽)이 라이언 도날드 주한미군사 공보실장과 함께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2026 자유의방패(FS) 연습 계획' 관련 공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2026.02.26 gomsi@newspim.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미 군은 FS 일정을 공동 발표하면서도 야외기동훈련(FTX) 횟수와 규모에 대해 "아직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문발차식(開門發車式)'으로 일정만 확정하고, 구체계획은 훈련 개시 직전까지 조정하는 이례적 형태다. 한국 측은 '연중 분산 실시'를, 미국 측은 '집중·대규모 진행'을 강조해 협의 테이블의 기류 차이를 드러냈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한국 정부가 야외기동훈련을 '연중 분산 실시' 형태로 나누자는 것은 군사적 효율성보다는 외교적 부담 분산을 의식한 조정"이라며 "4월 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고,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무인기 사과' 이후 조성된 남북 관계 개선 흐름에 제동이 걸리지 않도록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설 연휴 한·미·일 연합공중훈련이 무산된 과정,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복원(특히 비행금지구역 재설정) 문제에서도 양측은 서로 다른 견해를 보였다.

    군 당국은 이번 사안을 공개 확대하지 않고 신중히 관리 중이지만, 한미동맹 운용 시스템의 현장 조율 능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특히 4월 초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 국면과 북한의 대남 메시지 재조정을 고려하면, 서해 공역의 군사적 긴장은 외교·정치적 돌발변수로 이어질 수 있다.

    국방 관계자는 "전력 수준이나 의사결정 라인의 긴밀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한미 연합태세의 신뢰성이 흔들린다"며 "이번 사안은 경고등"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이번 FS 연습을 계기로 지휘통제 체계와 사전협의 메커니즘을 재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gomsi@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