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내 금리 인상 논의 없어…기준금리 대비 시장금리 과도하게 높아"
"달러 수급 부담 여전…美 관세 성장 영향은 제한적"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임지우 강류나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수도권 주택 가격과 관련, "그동안 높은 가격 상승 기대가 지속돼온 만큼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 대책 등의 영향으로 가격 오름세가 둔화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대출을 통한 가계대출이 너무 늘어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준"이라며 "가계대출과 부동산 담보 대출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세제가 다른 데보다 낮아서는 비생산적인 부분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것을 해결할 수 없다"라고도 했다.
그는 "수요를 컨트롤하는 거시건전성 정책과 함께 공급 정책, 세제, 보다 궁극적으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또 "원/달러 환율이 최근 상당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높아 안심하기 이르다"며 "외환시장 수급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연금에 의한 해외 투자 유출은 많이 줄었지만, 올해 1∼2월 개인들의 투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작년 10∼11월과 거의 같은 비율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누구를 탓하는 게 아니다"라며 "해외 투자가 쿨하다고 한 게 아니라 쿨하다고 말하는 학생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얘기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급등한 주가에 관해선 정부의 자본시장 제도 개선 노력에 더해 반도체는 물론 방산, 원전, 증권 등 다양한 업종의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서 주가가 상승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증시가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나 레벨업(수준 상승)됐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전 세계에서 유례 없이 빠르게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대내외 충격 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레버리지(차입투자)가 늘어나면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다"며 "금융안정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으로서 유심히 보겠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 기자간담회 |
금통위원 7명은 이날 수도권 주택 가격, 가계부채, 환율 등을 고려해 만장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금통위 점도표에서도 전체 21개의 점(전망치) 가운데 16개가 2.50%에 몰렸다. 금통위원 대부분이 6개월 후에도 금리 동결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현재 금리보다 0.25%포인트(p) 낮은 2.25%에는 점 4개가, 0.25%p 높은 2.75%에는 점 1개가 각각 찍혔다
이 총재는 이 점도표를 시장에 비추는 '신호등'에 비유했다.
오는 4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 총재는 새로운 점도표 공개 시점과 관련, "제가 마무리하고 나가는 것도 좋지 않겠나 했던 것도 분명히 작용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와 별도로 "3개월 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한 금통위원은 없었다"며 "6개월 후와 달리 3개월 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논의는 없었다"고 공개했다.
이 총재는 현재 시장금리와 관련,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3.2%까지 올랐는데, 기준금리와 격차가 0.6%p 이상으로 갔다"며 "스프레드(기준금리와의 격차)가 과도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6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통화정책방향 지침)를 보더라도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이라며 "시장에서 좀 조정이 있으면 좋지 않겠나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로 상향 조정한 데 대해 "잠재성장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며 "내년 성장률 전망치 1.8%가 잠재성장률이 가까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반도체 경기 호조와 세계 경제의 양호한 성장 흐름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올해 성장률을 0.35%p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 측면에서도 양호한 기업 실적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으로 성장률을 0.05%p 정도 높이는 요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건설투자와 관련해서는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는 점은 성장 전망을 0.2%p 정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또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조업이 올해 성장률에 0.7%p 정도 기여할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0.6%p 정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 기여도로 봐서는 내년에는 조금 낮아지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8%로 낮추는 요인 중 하나였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미국 관세 정책 혼선과 관련, "미 정부의 임시 관세 부과로 우리나라는 기존과 동일한 관세율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출 등 성장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품목별 관세 부과 등 미 정부의 대응에 따라 그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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