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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7 (금)

    이슈 부동산 이모저모

    상가는 텅텅, 호텔만 ‘빅딜’…극과 극 부동산 현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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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호텔 거래 2.9조원, 전년比 47.8%↑

    같은 기간 리테일은 8.4% 감소

    외국인 관광객 역대 최대에 객실 단가 상승

    서울 대형 호텔 자산 중심 선별적 회복 흐름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온라인 상권 확산으로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호텔 시장만이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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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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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수요 기반이 탄탄해졌고, 이에 따른 객실 단가 상승으로 수익률이 개선되자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대형 호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단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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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KB증권이 최근 발간한 ‘KB 국내 상업용 부동산 분석 보고서’를 분석해보면 2025년 국내 호텔 거래 규모는 총 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47.8%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리테일 거래 시장이 위축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2025년 국내 리테일 연간 거래 규모는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감소했다.

    호텔 시장의 뚜렷한 회복세는 외국인 관관객 증가 등 수요를 기반으로 한 실적 개선과 투자 심리 회복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2025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894만명으로 전년 대비 15.7%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관광 소비 역시 17조4000억원으로 21.1% 늘어나 인당 소비액도 확대됐다. 특히 일본·중국 국적 의료관광객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고부가 수요가 유입됐고, 이는 객실 단가 상승과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요 회복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면서 투자 매력도 역시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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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거래 시장에선 호텔 자산이 ‘빅딜’을 주도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 애널리틱스(RA)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 상업·업무용 시장 거래 규모 상위 3건 중 2건이 호텔 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이 약 2542억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 명동이 약 2463억원에 거래되며 상위권을 휩쓸었다. 업무시설인 강남구 삼성동 SAC타워(2030억원)를 제치고 호텔이 대형 거래의 중심으로 부상한 것이다. 올해 초에도 벌써 L7 바이 롯데호텔 홍대가 2650억에 롯데 AMC에 매각됐으며, 서울 중구의 U5호텔도 1450억원에 코람코자산운용에 매각됐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은 “2025년 말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호텔 자산이 대형 거래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뚜렷한 신호가 포착됐다”며 “투자 수요가 입지와 운영 안정성이 검증된 자산을 선별적으로 택하고 있으며, 2026년 상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호텔 투자의 열기는 대기업들의 자산 유동화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KT&G, KT그룹, DL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은 호텔 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 보유 매물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2025년 12월 흥국자산운용이 매입한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은 KT&G가 보유했던 자산이다. 문 실장은 “호텔 매수 주체 역시 일반 법인이 아닌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47.3%에 달해, 금융권이 호텔의 수익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는 투자 심리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국내 최대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인 젠스타메이트 리서치센터가 최근 발간한 ‘2026년 상반기 투자자 서베이’에 따르면, 투자사 및 운용사 관련 부서 담당자 7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분석에서 응답자의 94%가 “호텔 섹터가 회복기 또는 호황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리테일은 올해도 후퇴기·침체기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호텔 거래 시장에서도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 현상은 뚜렷했다. 지난해 전체 거래액 2조 9000억원 중 2조 2000억원이 서울에서 발생했다. 제주도에서는 2025년 호텔 거래가 전무했으며, 부산의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650억원) 건을 제외하면 지방 도시는 소규모 투자에 그쳤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의 수혜가 서울에 집중된 결과란 분석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호텔 시장의 올해 전망도 밝다. 지세진 KB증권 연구원은 “서울이 글로벌 관광지로 재조명되면서 글로벌 호텔 체인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로즈우드 서울(2027년 목표), 만다린 오리엔탈 서울(2030년 목표), 자누 서울 등의 럭셔리 브랜드가 순차적으로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 호텔 시장은 호황기를 지나 성숙기로 진입하는 국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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