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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7 (금)

    특례 기다리다, 구식되는 기술력…‘규제·기술·데이터’ 3중고 [K-자율 ‘逆’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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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기술력 선도 '톱 15' 기업 중 한국 1곳 불과
    시범운행지구도 전국 55곳 그쳐...특례도 10건
    데이터 활용ㆍ학습 제약으로 축적속도 매우 늦어
    실도 검증 제한돼 기술 성숙도 향상도 어려워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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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이 ‘기술 검증’을 넘어 ‘상용화 서비스’ 단계로 진입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규제·데이터·기술 검증’이라는 ‘3중 제약’에 발목이 잡혔다. 혁신적인 알고리즘과 센서 기술을 개발하고도 상시 운행과 대규모 실도로 데이터 확보가 제한되면서 기술 성숙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에 부딪혔다. 정부는 2027년 레벨4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업계에서는 정책 목표와 현장 체감 사이의 괴리를 하루빨리 줄여야 한다고 호소한다.

    26일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가이드하우스에 따르면 지난해 선정된 전 세계 자율주행 기술력 선도 그룹 상위권은 웨이모, 바이두, 엔비디아 등 미국·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전체 15개 기업 가운데 미국 기업만 12곳에 달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7위로 경쟁 그룹에 이름을 올린 것이 유일했다.

    국내 자율주행 시장은 △규제 △데이터 △기술력이라는 세 가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특히 규제는 기술 개발은 물론 실증과 상용화 단계까지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차량을 도로에서 상시 운행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자율주행 기술 실증은 자율주행운행지구나 규제 샌드박스 특례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허용 구간과 시간, 주행 조건도 엄격하게 제한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도 전국 17개 시·도 내 총 55곳에 불과하다. 서울 내에서도 상암, 강남, 청계천, 청와대 등 한정된 자율주행 시범운영 지구에서만 자율주행차가 다닐 수 있다. 자율주행 관련 규제 샌드박스 특례도 10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도 산업 전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주행 영상과 교통 상황 데이터가 필수적이지만,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촬영된 영상에 사람 얼굴이나 차량 번호판이 포함되면 개인정보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영상 데이터의 활용과 학습에 제약이 발생해 데이터 축적 속도가 느렸다는 지적이다. 최근에서야 임시 운행허가를 받은 자동차 제작사들이 익명·가명 처리 없이 연구·개발(R&D)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기술력 역시 규제와 데이터 환경의 영향을 받아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다. 국내 기업들은 센서 융합, 인지·판단 알고리즘 등 핵심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지만, 실도로 검증이 제한되다 보니 상용화 단계까지 기술 성숙도를 끌어올리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반면 미국과 중국은 로보택시와 무인 배송을 통해 실제 도로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하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정부도 2027년까지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율주행 실증 구간 확대와 제도 개선,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정책 목표와 현장 체감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인 로보택시 등 빠른 자율주행 서비스 전개와 달리 국내는 주요국과 비교 시 투자금과 제도적 지원 수준이 열세에 있다”며 “해외 주요 업체와 유사한 상용화 속도를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정책 부분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채빈 기자 (chaeb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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