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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7 (금)

    508억원 규모 계약이 5.3조원? 삼천당제약의 ‘뻥튀기’ 기술이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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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 기술이전 총액은 ‘계약금+마일스톤’

    공시엔 ‘508억원’만... “세부사항 비공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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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당제약(000250)이 5조 3000억 원 규모의 ‘먹는 위고비’ 라이선스(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실제 기술이전 계약 규모인 508억 원을 100배 수준으로 부풀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유럽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경구용 위고비 제네릭(복제약) 독점 라이선스 및 상업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영국 등 유럽 11개국에서 독점 판매 및 제품 공급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이다. 삼천당제약은 “총 계약 규모는 약 5조 3000억 원으로, 계약금 및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총 3000만 유로(약 508억 원)를 수령한다”며 “입찰 중심의 유럽 시장에서도 제품 판매 순이익의 60%를 배분받는 견고한 수익 구조를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계약의 실제 규모는 508억 원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통상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기술이전 계약을 발표할 때는 계약금(선급금)과 수령 가능한 마일스톤을 합산한 최대 금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상업화 이후 매출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 수령해 총 계약 규모에 포함하지 않는다. 실제 삼천당제약은 보도자료에서 계약 규모를 ‘약 5조 3000억 원’이라고 명시한 반면 공시에는 해당 금액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삼천당제약 관계자에게 문의하자 “계약금과 마일스톤은 총 3000만 유로가 맞다”며 “나머지 부분은 계약상 세부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현재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역대 최대 규모 기술이전은 알테오젠이 미국머크(MSD)와 체결한 약 4조 7000억 원 규모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지난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체결한 약 4조 1000억 원 규모 계약이 역대 두 번째, 일라이릴리와 체결한 약 3조 8000억 원 규모 계약이 역대 세 번째로 컸다. 삼천당제약이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글로벌 제약사와, 신약도 플랫폼도 아닌 제네릭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사상 최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삼천당제약은 판매 로열티를 포함한 계약 규모를 5조 3000억 원으로 발표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4월 비상장사인 뉴로바이오젠도 비만 및 알츠하이머 치매 경구 치료제 ‘티솔라질린’ 기술이전 계약을 발표할 당시 “선급금과 마일스톤, 판매 로열티 등을 포함해 총 6조 5000억 원 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뉴로바이오젠 측에 판매 로열티를 제외한 계약 규모를 문의하자 “대외비라 알려드리기 어렵다”는 답이 왔다.

    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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