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국채 금리 과도' 인식 공식화…국고채 금리 일제히↓
"시장금리 추가하향 안정화"…'금리인하' 안갯속 박스권 전망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연말부터 긴 약세장을 견딘 채권시장은 간만에 완화적이었던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소화하며 숨통을 트게 됐다.
설 연휴 직전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물꼬를 튼 금리 하향세가 추가로 이어지면서 확실한 안정화 국면에 들어설지 주목된다.
한편으로는 기준금리 인하라는 확실한 재료가 있지 않은 한, 한동안 박스권 장세가 전개될 수 있다는 보수적인 전망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된 금통위 재료에 힘입어 강세를 띠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3년 만기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2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062%에 장을 마쳤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1.8%→2.0%)과 물가(2.1%→2.2%)를 상향 조정한 대신 내년 성장률은 하향 조정(1.9%→1.8%)했고, 통방문에서 성장의 상방 리스크가 증대됐다는 문구를 상·하방 리스크가 잠재돼있다고 수정하면서 시장 충격을 덜었다.
특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국채 금리와 기준금리 간 격차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인식을 드러내면서 시장 안정화에 기여했다.
지난 12일 최용훈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이 MBC 라디오에서 국고채 금리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국고채 금리는 매파적 톤을 보인 지난달 15일 금통위에 놀라 치솟았다가 3년물 기준 3.267%(2월9일)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당국의 진화 메시지에 점차 하락 압력을 받는 흐름이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금리는 추가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금리 동결 기간임을 고려하면 국고 3년 금리의 하단은 3.0%로 판단한다"고 짚었다.
강승원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여전히 시장금리는 한 차례 인상 가능성을 반영한 수준으로 '저평가'됐다며 "금리 인상 공포가 완화되며 시장금리의 추가 하향 안정화를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수급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조치에 나섰다는 점도 채권시장 투자심리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25일 개최된 제1차 채권 발행기관 협의체에서 올 1분기 공적채권 발행량을 연초 계획 대비 총 6조원 내외로 축소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국고채의 경우 1분기 발행 목표인 27∼30% 수준을 준수하되, 3월 발행량은 최소한의 수준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특히 해외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4월 세계국채지수(WGBI) 실편입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임재균·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실제 (한국에) 유입되는 (추종 자금의) 규모는 추후 확인이 필요하지만,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50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올해 남아있는 기간 동안 발행 물량이 많아도 소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때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던 고환율과 부동산 과열 우려가 완화되는 국면이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한편으로는 금리인하 기대 전환이라는 확실한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 경계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물가 상승 압력과 환율 변동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리 추가 하락이 완만해지면서 박스권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 전후 수급 부담 완화를 위한 노력과 도비시(비둘기파적)한 한은의 스탠스 확인으로 3월 채권 투자심리 개선세가 예상된다"며 상당 기간 동결 전망이 기본이기 때문에 금리의 급격한 하락이 전개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안예하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현 레벨에서 추가적으로 낮아지기 위해서는 결국 인하 기대로 전환되는 국면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면 현재 레벨에서 추가 하락 속도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반도체 중심의 추가 성장과 주가지수 상승 등의 모멘텀이 존재하는 만큼 인하 기대가 되살아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국고 3년물 기준 상반기 중 2.95∼3.25% 등락할 전망을 유지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가 방향성을 확보하고 하락하기 위해서는 인상 리스크 제거라는 '안도'를 넘어 인하로의 전환이라는 '확신'이 필수적"이지만 "2026년 물가 전망치의 상향(2.2%)은 이러한 기대를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실제로 하반기에 물가가 반등할 경우, 가계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다시 자극될 수 있으며 한은은 이를 차단하기 위해 실질금리 수준을 더욱 높게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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