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2월27일 08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삼천당제약(000250)이 유럽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총 5조3000억원 규모의 경구용 GLP-1에 대해 유럽 11개국 대상 독점 라이센스 및 상업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회사 측이 언급한 5조3000억원이라는 규모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계약 공시 전 계약서를 확인했던 한국거래소 측은 5조3000억원이라는 숫자에 대해 “계약서상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삼천당제약이 릴리즈 한 계약 보도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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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은 지난 26일 공시와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가 개발 중인 경구용 GLP-1(당뇨 치료용 리벨서스 및 비만 치료용 위고비 제네릭)에 대해 영국 등 유럽 11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독점 라이센스 및 상업화 본계약(Definitive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회사는 보도자료에서 “총 계약 규모는 약 5조3000억원으로 계약금 및 마일스톤으로 총 3000만 유로를 수령하며 입찰(Tender) 중심의 유럽 시장에서도 제품 판매 순이익의 60%를 배분받는 견고한 수익 구조를 확정 지었다”고 설명했다.
공시에서도 GLP-1 유럽 계약 사실을 공개했다. 계약 국가는 △영국 △벨기에 △룩셈부르크 △핀란드 △그리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웨덴 등 총 11개국이다. 계약금 및 마일스톤은 총 3000만 유로(약 508억원)로 기재됐다.
해당 소식이 발표된 후 삼천당제약 주가는 급등했다. 장 시작 후 10시를 넘을 때까지 보합권을 유지하던 주가는 11시를 앞두고 급격히 상승하며 단숨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전일 58만3000원이던 주가는 29.85%(17만4000원) 오른 75만7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은 삼천당제약의 독자 경구용 기술이 적용된 비만 치료제 제네릭 계약이라는 점과 5조3000억원 규모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은 공시와 보도자료 간 규모 표기의 차이다. 한국거래소 공시에는 이번 계약의 ‘총 규모’가 명시되지 않았다. 반면 보도자료에는 5조3000억원이라는 숫자가 포함됐다. 다만 보도자료에는 5조3000억원이라는 언급만 있을 뿐 구체적인 계약 구조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이데일리 취재 결과, 이번 계약서에는 5조30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 명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천당제약의 계약 공시를 위해 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검토했던 한국거래소 공시4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계약 관련 공시가 제출되면 거래소에서 계약서를 확인한다”며 “우리가 확인한 계약서에는 3000만 유로에 대한 부분만 기재돼 있었고 5조3000억원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천당제약 계약 관련 기사에서 5조3000억원이 언급되기에 단순 계산 착오로 생각했다”며 “보도자료에 5조3000억원이라고 명시된 것이 사실인지 해당 자료가 회사에서 배포한 것이 맞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거래소 설명대로 계약서에 5조3000억원 또는 이에 상응하는 외화 금액이 명시돼 있지 않다면 보도자료에 적시된 해당 수치가 어떤 근거와 산식에 의해 도출됐는지에 대한 회사 측의 명확한 해명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다수 언론이 ‘5조3000억원 규모 계약’이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웠고 주가 역시 이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그럼에도 계약서상 존재하지 않는 금액을 ‘총 계약 규모’로 표기한 것이라면 이는 단순한 표현상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에 과도한 기대를 형성하게 한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잠재적 추정치나 가정에 기반한 수치를 확정된 계약 규모처럼 제시했다면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과장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5조3000억원이라는 숫자를 걷어내면 현재 상황에서 공시와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 가능한 금액은 3000만 유로(약 508억원)에 한정된다. 508억원 역시 의미 있는 규모이지만 5조3000억원과는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무게감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공시에는 기재되지 않은 5조3000억원이라는 계약 규모를 보도자료에서 언급한 것은 통상적인 공시 관행과 비교할 때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계약금 및 마일스톤으로 제시된 3000만 유로의 세부 구조도 공개되지 않았다. 공시와 보도자료 모두 508억원 중 계약금이 얼마인지 마일스톤이 얼마인지 구분하지 않았다. 계약금의 수령 시점, 마일스톤 지급 조건 역시 확인되지 않는다. 삼천당제약은 “세부 사항은 파트너사 요청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총 5조3000억원이라는 대규모 계약이라는 인상과 실제 공시로 확인되는 금액 사이의 괴리를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 508억원 중 즉시 수령 가능한 계약금이 소규모이고 나머지가 향후 특정 조건 충족 시 지급되는 구조라면 실질적인 현금 유입 규모와 시점에 따라 이번 계약의 경제적 가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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