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혁 세무사]
‘1세대’, 다른 판단 기준
부동산 세제는 취득·보유·양도 단계마다 서로 다른 과세 체계를 갖고 있다. 문제는 이 모든 단계에서 ‘1세대’라는 동일한 개념을 기준으로 과세 여부가 결정되면서도, 실제 세대 판정 기준은 세목마다 달리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해외 거주 자녀를 둘러싼 취득세 중과와 양도소득세 비과세 판정의 충돌이다.
최근 현장에서는 30세 미만 미혼 자녀가 해외에서 장기간 독립적으로 생활하며 고소득을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택 취득 시 부모와 동일 세대로 간주되어 취득세 중과를 적용받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동일한 사실관계가 향후 양도 단계에서는 별도 세대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방세와 국세가 동일한 ‘세대’ 개념을 사용하면서도 전혀 다른 해석 구조 위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세는 형식, 국세는 실질
지방세법은 행정 효율성과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주민등록표 등 형식적 자료를 중심으로 세대를 판단하며, 30세 미만 미혼 자녀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주소가 달라도 부모 세대에 포함된다. 실무에서는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이 국내 과세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독립 소득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면 소득세법은 실질과세 원칙을 핵심으로 한다. ‘생계를 같이 하는지’ 여부가 세대 판정의 본질적 기준이며, 주소지가 아니라 경제적 공동체의 실질이 판단 요소가 된다. 해외에서 장기간 거주하며 독립적인 소득과 주거를 유지해 온 자녀라면, 주민등록상 합가 여부와 무관하게 별도 세대로 인정될 여지가 충분하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납세자가 취득 시점에는 한세대로 보아 중과세를 부담하고, 양도 시점에는 두세대로 판단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세제의 정합성과 예측 가능성이라는 조세법의 기본 원칙을 흔드는 문제다.
오피스텔에서도 드러나는 또 다른 불일치
이러한 세목 간 불일치는 오피스텔 과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오피스텔은 건축물대장상 업무시설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취득 단계에서는 상가로 보아 취득세가 부과된다. 형식상 용도에 따른 과세다.
그러나 양도 단계에 이르면 판단 기준이 달라진다. 실제 사용 용도에 따라 과세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주거용으로 사용되었다면 양도소득세는 이를 주택으로 보아 과세하고, 업무용으로 사용되었다면 상업용 부동산으로 과세한다.
문제는 취득 시점과 양도 시점의 판단 기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취득 당시에는 형식상 상가로 보아 세율을 적용하고, 양도 당시에는 실질 사용 내역을 근거로 주택으로 재분류하여 과세한다면 납세자 입장에서는 과세 기준의 일관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설령 취득 시 상가로 보아 취득세를 과세하였다 하더라도, 양도 시 주거용 사용이 확인되어 주택으로 과세되었다면 과세당국 간 정보 교환을 통해 그 실질 사용 내역을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세목별로 서로 다른 형식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정당 과세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과세는 형식이 아니라 실질에 기초해야 하며, 그 실질 판단은 세목 간에도 일관되게 유지될 필요가 있다.
부처 간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제도 설계 구조에 있다.
취득세는 행정안전부 소관의 지방세이고, 양도소득세는 재정경제부 소관의 국세다. 동일한 다주택 규제 정책과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음에도, 세대 판정과 과세 기준은 각각 별도의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다주택 규제를 통한 부동산 투기 억제라는 동일한 정책 목적을 추구하면서도 세대 판정 기준과 과세 방식에서 두 부처는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불일치는 납세자에게 예측 불가능한 세 부담을 초래할 뿐 아니라, 제도의 실질적 효과 측면에서도 부적합한 결과를 낳는다.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공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세와 지방세 간 기준의 정합성을 높이고, 부처 간 정책 조정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부동산 세제의 목적은 투기 억제이되, 그 방식은 일관성과 합리성을 갖추어야 한다. 세목 간 해석 충돌을 납세자가 감당하도록 둘 것이 아니라, 정책 단계에서부터 기준을 조율하는 체계적 정비가 필요하다. 그것이 조세 정의와 정책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는 길이다.
[박재혁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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