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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8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20대엔 28개, 80대엔 15개… 노년기 치아상실 피하려면”[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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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범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교수

    초기 통증 없다고 관리 소홀은 위험… 작은 부기-출혈도 방치해선 안 돼

    증상 반복되면 잇몸뼈가 녹을 수도… 30대부터 치실-치간칫솔 사용 기본

    염증 세균 순환하며 전신질환 악화… 이 빠지면 임플란트-틀니 신속 대체

    동아일보

    박준범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교수는 “나이가 들어도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다. 꾸준한 관리로 치아 상실의 양대 원인인 충치와 잇몸병을 예방하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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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의 치아는 보통 28∼32개다. 사랑니 4개는 잇몸 속에 숨거나, 삐뚤게 나면 뽑기도 해서 기본은 28개로 본다. 이 치아는 나이가 들면서 하나둘 빠지기 시작한다. 80세가 넘어선 20개 이상 치아가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다.

    치아 상실은 노년기 건강을 좌우한다. 영양 상태는 물론 치매, 낙상 위험, 사회적 활동, 우울감 등과도 연결이 된다. 노년 건강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치아 상실은 불가피한 걸까. 박준범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교수는 “나이가 들어도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다. 꾸준한 관리로 치아 상실의 양대 원인인 충치와 잇몸병을 예방하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 치아 상실의 양대 원인

    치아가 빠지는 결정적인 계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치아 자체가 썩는 충치(치아우식증)와 치아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잇몸병(치주질환)이다.

    충치는 치아 겉면인 법랑질이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에 의해 손상되며 시작된다. 초기에는 하얀 반점이나 갈색 변색 정도로 나타나지만, 이를 방치하면 치아가 부서지거나 통증이 생긴다. 심한 경우엔 치아 신경까지 염증이 번진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발치로 이어질 수 있다.

    중장년층의 치아를 위협하는 잇몸병은 입안 세균이 증가하거나 피로,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처음에는 잇몸이 붓거나 양치나 치실 사용 시 피가 나는 정도로 시작된다. 간혹 미세한 변색이 나타나기도 한다. 초기에는 뚜렷한 통증이 없어 증세를 방치하기 쉽다. 이 단계가 지속되면 치아를 심어 놓은 화분 격인 잇몸뼈가 서서히 허물어진다. 뿌리를 잡아줄 잇몸뼈가 녹으면서 치아가 흔들리거나 잇몸에서 고름이 난다. 심한 경우에는 얼굴이 붓기도 한다.

    ● 잇몸병, 40대 중반 본격화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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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적으로 젊은 층은 충치로 인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잇몸병으로 인해 치아를 뽑게 되는 경우가 많다.

    30대까지는 치아 건강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대다수는 기본적 칫솔질 외에는 정기 검진이나 스케일링을 소홀히 한다. 특히 금이나 은으로 씌운 보철 치아는 더 이상 썩지 않을 것이라고들 오해한다. 그러나 보철물과 치아 사이의 미세한 틈으로 세균이 침투하면 치아 내부가 다시 썩을 수 있다. 이 경우엔 통증을 느끼기 어려워 신경 치료로 이어지거나 치아 수명이 급격히 단축되기도 한다.

    40대에 접어들면 잇몸병이 본격화된다. 치아를 지탱하는 뼈, 즉 치조골이 점차 줄어들면서 치아가 흔들리고 발치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 남성은 보통 40대 초중반, 여성은 46∼47세부터 잇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다. 생활 습관이나 유전적 요인에 따라 30대부터 문제가 시작되기도 한다.

    박 교수는 “유전적으로 탁월한 치아를 타고나지 않는 이상 치아 관리에 왕도는 없다”며 “노년에도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꾸준한 구강 위생을 관리하고 정기 검진을 받으며, 잇몸병을 조기에 발견해 늦지 않게 치료하는 공통점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 정기 스케일링-검진 중요

    충치와 잇몸병 예방의 핵심은 세균 관리다.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 치간칫솔 사용은 기본이다. 여기에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검진만 병행하면 치아 상실 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잇몸병 초기에는 통증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소염제에 의존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잇몸뼈가 점차 녹아내려 잇몸에서 저절로 피가 나고 치아가 흔들리는 단계로 악화된다.

    잇몸병은 전신 질환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구강 내 염증 세균이 혈관을 타고 몸 전체로 퍼져 전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실제 잇몸병 환자는 당뇨병,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치매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당뇨나 고혈압이 있으면 면역력 저하로 잇몸 염증이 더 쉽게 악화된다.

    잇몸병은 흔히 노년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연령과 무관하게 발생한다. 박 교수는 “젊은 시절 시작된 잇몸병이 수십 년에 걸쳐 악화되며 노년에 증상이 뚜렷해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작은 증세라도 그냥 넘기지 말고 조기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임플란트 치아도 꼼꼼히 관리해야

    구강 건강 관리는 시기별로 접근 방식을 달리 해야 한다. 40대 이후엔 생활 습관과 정기 검진이 핵심이다. 술과 담배, 과로, 스트레스는 잇몸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은 전신 건강뿐 아니라 구강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칫솔질 외에도 치실, 치간칫솔, 가글액 사용을 습관화해야 한다. 잇몸병이 본격화하는 시기인 만큼, 초기 증세를 놓치지 않도록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60대 이후에는 구강 관리 능력이 점차 떨어진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층은 치실질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체 기능이 저하된다. 스스로 관리가 어렵다면 가족이나 보호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구강 관리 도구를 보완하고 검진 횟수를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습관의 변화도 필요하다. 젊을 때 즐기던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 극단적으로 차거나 뜨거운 음식은 약해진 치아에 부담을 준다. 나물은 잘게 썰어 먹고, 생채소보다는 찐 당근처럼 부드러운 조리법을 선택하는 게 좋다. 이갈이가 심한 경우엔 보호 장치를 착용해야 한다.

    경제적 부담이나, 당장의 불편함이 없다는 이유로 치아 상실을 방치하는 노년층이 많다. 하지만 빈 공간을 두면 주변 치아가 쏠리고 맞닿는 치아가 내려앉으면서 전체 치열이 무너진다. 뒤틀린 치아 사이에는 음식물이 끼기 쉬워 치주질환을 유발한다. 씹는 힘이 떨어지면서 영양이 부족해지면 전신 건강이 흔들린다.

    이미 치아를 잃었다면 임플란트나 틀니로 신속히 대체해야 한다. 임플란트는 인공치근(뿌리), 지대주(기둥), 보철물(머리)로 구성된다. 뼈와 맞닿는 부분은 결합이 잘 되도록 표면이 거칠게 처리되지만, 잇몸 위 노출 부분은 세균이 달라붙지 않도록 매끄럽게 제작된다.

    임플란트는 잇몸뼈가 충분하고 수술이 가능한 경우 적합하다. 자연 치아와 유사한 기능을 회복할 수 있지만, 사후 관리가 관건이다. 충치는 생기지 않아도 관리가 부족하면 인공치근 주변 뼈가 녹는 ‘임플란트 주위염’이 생길 수 있다.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난다면 즉시 치과를 찾아야 한다. 박 교수는 “임플란트 부분도 꼼꼼히 양치하고 스케일링으로 관리해야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다”라고 했다.

    틀니는 수술이 어렵거나 치아 대부분을 상실했을 때 유용한 대안이다. 비용 부담이 적고 장착이 간편하지만, 자연 치아보다 씹는 힘이 약하고 초기 이물감이 있을 수 있다. 오래 착용하면 잇몸 염증이 생기기 쉬워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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