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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8 (토)

    “공범 있어도 전액 갚아”···책임에 N분의 1은 없다 [거짓을 청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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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튜닝업체 사장들과 공모해 보험사기 기획
    교통법규 위반 차량 골라 고의 사고 유발
    공모자들 업체에서 수리비 뻥튀기..5.7억 편취
    “돈 배분했어도 피해 전부에 대해 책임져야”


    파이낸셜뉴스

    사진=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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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그는 늘 차를 타고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만 쫓아다녔다. 로터리 등 직진 차선에서 좌회전을 해야 하거나, 진로 변경이 잦아 급하게 차선을 바꿔야 하는 도로가 제격이었다. 설명만 들으면 경찰 같지만 그는 오히려 정반대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경미하게 신호 등을 지키지 않는 차량만 골라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하기 위함이었다. 상대방은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만큼 보험사기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못 했다. 보험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4년 넘게 범죄임을 걸리지 않고 사실상 ‘직업 보험사기범’으로 살았다.

    사고 나면 공범 튜닝업체로

    30대 A씨는 자신이 그린 그림에서 역할을 수행해줄 공범들을 모았다. 튜닝업체 사장 2명과 알선 중개인 1명까지 총 4명에서 일종의 팀을 꾸렸다.

    A씨는 차는 중고로 구입하고 ‘좋은 길목’ 주변을 배회하며 대상을 물색했다. 적절한 타깃을 찾으면 고의 교통사고를 유발했다. 그리고 사고가 나면 공범들이 운영하는 튜닝업체에 번갈아 가며 수리를 맡기고 수리비를 부풀려 미수선수리비(차량 수리 전 미리 받는 예상 비용) 등을 보험금으로 받아 챙겼다.

    이 같은 수법으로 4년 동안 70회 넘게 범행을 저질렀다. 6개 차량을 돌리면서 편취한 총 보험금은 5억7000만원 이상이었다.

    그러나 영원한 보험사기는 없다. A씨는 결국 덜미가 잡혔고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A씨는 항소를 했으나 재판부가 항소기각 판결을 내림으로써 해당 형량이 그대로 확정됐다.

    “돈은 나눴어도 책임은 전부”

    보험사는 형사 소송과 별도로 편취한 보험금을 돌려받기 위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A씨는 타낸 보험금을 공범들과 분배했기 때문에 전부 토해낼 순 없다고 항변했다. 자신이 먹은 만큼만 뱉어내겠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단칼에 잘랐다. 인정된 편취 보험금 5300만원 중 변제한 750만원을 제외한 4550만원 전액에 대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더해 보험금 최종 지급일 다음날부터 2년여 간은 연 5%, 그 이후부터는 연 12% 금리를 적용한 지연손해금까지 지급해야 한다고 결론 냈다.

    공동으로 저지른 불법행위라면 피해자에 대한 책임은 가해자 각자가 전부에 대해 부담해야 한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가해자 1인이 다른 가해자에 비해 불법행위에 가담한 정도가 경미하다고 해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 가해자의 책임 범위를 손해배상액의 일부로 제한해 인정할 수는 없다”며 “과실비율이 서로 다르더라도 개별 평가할 것이 아니고 공동불법행위자 전원에 대한 과실로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짓을 청구하다]는 보험사기로 드러난 사건들을 파헤칩니다. 금욕에 눈멀어 생명을 해치고 '거짓을 청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주 토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 기사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 페이지를 구독해 주세요.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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