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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8 (토)

    [기획] 우체국이 대출 창구로…4대 은행 '대출 전쟁'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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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은행대리업'제도 시행..4월부터 시범운용

    우체국서 은행 신용대출 및 서민금융상품 판매

    신규 채널 확보하는 은행, 선점 경쟁 치열할 듯

    서울경제TV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경제TV=이정민 인턴기자] 이제 우체국에서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이 4월부터 우체국에서 은행의 대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은행대리업' 제도를 도입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 직원이 우체국에 상주하는 방식이 아니라, 우체국 직원이 은행의 업무를 대행하게 된다. 초기에는 개인신용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 판매를 중심으로 대리업무를 수행한다.

    정부는 당장 은행법을 개정하는 대신,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에 근거한 혁신금융서비스제도를 활용했다. 당장은 전국 20여 개 우체국에서 4대 시중은행 업무의 일부를 대행하게 되며, 시범 운영에서 불완전 판매나 시스템 오류가 없는지 검증한 뒤 은행법을 개정해 전국 2500여 개 우체국 전반으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은행대리업'이 도입 되는 이유는 금융 취약계층 소외감 해소와 시중은행간의 경쟁유도다. 시중은행들이 수익성을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하거나 지점을 줄여나가는 상황에서, 정부는 은행에 금리를 내리라고 직접 압박하는 동시에 전국망을 가진 우체국을 통해 대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금융 사각지대를 메우고, 동시에 시중은행 간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즉, 은행에는 금리를 낮추라고 요구하고, 우체국에는 유통망(창구)을 열어주어 서민들이 더 싸고 편리하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쌍방향'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대형 은행들의 '이자 장사' 독점을 견제하고, 정보나 지리적 여건 때문에 비싼 이자를 감당해야 했던 서민들에게 더 유리한 금융 환경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 '금융 전쟁터'된 우체국

    서울경제TV

    [사진= 뉴스1]



    우체국이라는 새로운 대출 채널이 생긴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만들어질 대출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이 한 공간에서 여러 은행의 금리와 조건을 직접 비교할 수 있게 된 만큼, 각 은행은 우체국 방문객을 자사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세중 서울시립대 경영대학원 부교수는 "은행 입장에서 우체국을 통해 복잡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각 은행의 장점을 활용하면서 그와 함께 쉽게 이해 가능한 상품들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럼 네 곳의 은행들은 어떤 전략으로 우체국 발 영업 전쟁에 임하게 될까.

    ◇ 국민 "1위 수성", 신한 "우체국 창구도 AI"

    서울경제TV

    KB금융지주 경영실적 보고서 [사진=KB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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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전문가들은 KB국민은행을 강력한 수혜자로 꼽는다. 이번 달 발표된 KB금융지주 경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총 고객 수는 약 34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리테일' 공룡 은행인 국민은행은 압도적인 고객 물량을 바탕으로 1위 수성에 들어갈 전망이다.

    KB금융은 지난 1월 'KB전략회의 2026'을 통해 고객 접점 확대를 선언했으며, 가계대출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기반의 '리테일 1위'를 강조해 왔다. 4월 시행되는 우체국 대출 서비스는 이러한 전략의 첫 번째 시험대다. 전문가들은 KB국민은행이 표준화된 개인신용대출과 정책금융을 우선 배치해 안정적인 채널 안착을 노릴 것으로 예상한다. 우량 직장인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재직자까지 포괄하는 'KB 온국민 신용대출'이나, 공무원이나 군인, 교직원 등을 위한 'KB I-STAR 직장인 수취인 대출'이 유력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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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금융권 최초로 AI 뱅커를 도입한 신한은행 [사진=신한은행]



    한편, 전문가들은 신한은행이 AI를 활용한 전략에 임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한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 'AI 데이터 유닛' 조직화를 이뤄낼 정도로 AI를 바탕을 둔 영역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열린 신한은행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시, '실효적 AX 추진'이 핵심 화두였고, '에브리웨어 뱅크' 실현을 위해 오프라인 망에 AI 기술력을 이식하는 것을 올해의 핵심 과제로 삼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2021년 금융권 최초로 AI 뱅커를 실무에 투입한 이후, 현재 업계 최다 수준인 60여 개 이상의 금융 서비스를 AI가 직접 처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업점 현장의 '디지털 데스크'에서 실제 대출 신청까지 완결 짓는 실행력에 있어서는 신한은행을 독보적인 선두주자로 꼽고 있다. 전국에 이미 150대 이상의 디지털 데스크를 설치해 운영 중이며, 이는 시중은행 중 가장 공격적인 수치다. 전문가들은 신한은행이 우체국에 AI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노후' 잡으려는 하나, '데이터' 강조하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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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소상공인 대상 보증대출 공급을 6000억원 규모로 늘린 하나은행 [사진=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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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은행은 '자산관리 명가'다. 하나은행은 올해 1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총 15조 원 규모의 특별 자금 지원을 발표했다. 지역 소상공인 대상 금융 지원을 전년 대비 7배나 늘린 6000억 원 규모로 편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소상공인을 위한 연금·노후 설계 등 맞춤형 솔루션에도 강점이 있다. 단순히 소상공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 그 돈을 어떻게 굴리고 노후를 준비할지 설계해 주는 '생애주기 자산관리' 역량이 하나은행의 핵심 병기다. 전문가들은 하나은행이 우체국을 찾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하나 더 넥스트(HANA THE NEXT)' 같은 시니어·노후 특화 브랜드를 소개하며 고객층을 넓히는 전략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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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의 '우리은행 사장님 라운지' 서비스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데이터'를 기반해 소상공인에게 알맞은 대출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2024년 5월 한국신용데이터(KCD)와 손잡으며 전국 140만 자영업자의 실시간 매출 데이터를 손에 넣었다.

    다른 은행이 '작년 소득'을 볼 때, 우리은행은 '작년 사업 매출'에 주목한다. 자영업자를 위한 촘촘한 제도는 우리은행만의 강점이다. 실제로 우리은행 캐시노트 앱 안에는 '우리은행 사장님 라운지'를 만들어, 클릭 한 번으로 자영업자에게 맞는 특화 대출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영업자 위주의 대출 전략은 우리은행이 타행 대비 우체국 대리업 전쟁에서 가질 수 있는 차별점이라고 강조한다.

    ◇ "전례없던 격전지 될 것"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속되는 은행 압박, 여기에 오프라인 터전을 잃지 않으려는 은행들의 두뇌 싸움으로 인해 이번 우체국 발 창구 전쟁은 전례 없는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우고 있다. 한 시중은행 개인고객그룹 관계자는 서울경제TV와의 통화에서 "2017년 '인터넷은행발 금리전쟁', 2024년 '대출갈아타기 전쟁'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순 금리싸움이 아닌 각 은행의 장점을 뽐내며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세중 서울시립대 경영대학원 부교수는 "각 은행들은 우체국이라는 채널을 통해 더 큰 영업력을 발휘할 수 있게 모든 역량을 투입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jeongminnews@sedaily.com

    이정민 기자 jeongmin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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