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데이터 국내 보관·가공 등 조건 부여
“안보·통상 맞물린 결정…조건 이행 여부가 관건”
모바일 기기 화면에 표시된 구글 검색 페이지. [사진=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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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최연두기자] 정부가 구글이 신청한 고정밀 지도의 해외 반출을 허가했다. 안보를 이유로 두 차례 반려했던 사안을 이번에 통과시키면서 산업계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미국과의 디지털 통상 압박 등을 고려한 현실적 타협으로 평가한다.
2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고 구글의 1대5000 축척 지도 반출을 허가하기로 했다. 협의체에는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외교부·국방부·행정안전부·산업통상부·국가정보원 등 관계 부처와 기관이 참여했다.
◇원본은 국내 보관…“허가하되 조건은 엄격 관리”
이번 결정의 핵심은 원본 데이터는 국내에 두고, 가공 정보만 해외로 반출하도록 한 데 있다.
구글이 직접 국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대신, 국내 서버를 보유한 기업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원본 데이터를 대상으로 블러(가림) 처리와 좌표 삭제 등 보안 조치를 거친 가공 정보만 해외로 반출하도록 했다. 군사·보안 시설에 대한 블러 처리와 좌푯값 미제공 원칙도 그대로 유지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를 통해 국내 서버에 보관하는 것과 사실상 유사한 통제 효과를 확보했다”며 “허가는 했지만 조건을 단 만큼 이를 지속적으로 지키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 요구는 사실상 절충
그동안 정부는 해외 서버에 데이터가 저장될 경우 사후 통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국내 서버 보관을 요구해왔다. 사실상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이 전제 조건이었다. 그러나 구글은 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국내 서버를 보유한 제휴사를 활용하는 절충안을 택했다. 원본 데이터가 해외로 나가지 않는 한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미국과의 통상 등 디지털 분야 정책 연대 요구와 우리나라 특수성을 고려한 절충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안 처리가 완료된 데이터만 사용하고 원본 데이터는 국내에서 가공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 조건”이라면서 “정부는 이 조건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상시 점검하고, 위반 시 데이터 회수와 보상 조치까지 가능한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스마트시티까지 잠식 우려”
다만, 이번 결정으로 산업계 우려도 적지 않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을 비롯해 스마트시티, 피지컬AI 등 국내 공간정보 관련 산업 전체가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해외 빅테크에 잠식될 수 있다”며 “산업 생태계가 흔들리고 미래 성장 동력마저 꺾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허가를 받은 만큼 애플 등 다른 해외 기업의 신청도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업계에서는 “미국 기업에 허가한 이상, 향후 중국 기업 신청을 거절할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결정은 안보와 통상이 맞물린 사안이라는 평가다. 정부가 내건 조건이 실제로 잘 지켜질지, 그리고 후속 신청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지 관심을 두고 지켜볼 대목이다. /yondu@sedaily.com
최연두 기자 yond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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