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41% 부담 급증…적발 규모 ‘빙산의 일각’
“미용을 통증 치료 둔갑”…병원 주도의 사기 기승
민영보험 누수→건강보험 영향, 올해 적자 불가피
컨트롤타워 부재·정보망 단절·느린 행정제재 지적
병원이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저가 체험 광고까지 내걸며 환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수법은 AI 서류 위조까지 진화했지만, 범정부 대응 체계는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다.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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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보험료 인상 등 전 국민이 짊어지는 사회적 부담이 1인당 연간 16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개인의 일탈 수준이었던 보험사기 수법은 이제는 병원이 주도하고, 인공지능(AI)까지 가담하는 ‘조직형 기획 범죄’로 진화했다. 민영보험에서 시작된 누수가 공영보험인 건강보험 재정까지 갉아먹으면서, 그 비용은 고스란히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에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인해 국민 1인당 사회적 부담 금액은 연간 15만8056원(2023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해 전체 보험사기 추정액(8조1833억원)을 통계청 기반 전 국민 인구수로 나눈 값이다. 5년 전인 2018년(11만2393원)과 비교하면 41% 급증했다.
실제 실손의료보험 등을 유지하며 매달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로 범위를 좁혀보면 개개인이 짊어지는 실제 부담액은 이보다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1년 뒤인 2024년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1조150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만큼, 가입자들이 나눠 짊어져야 할 ‘사기 분담금’도 비례해서 늘어났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연간 보험사기 추정액 중 실제 적발 규모는 14% 수준에 불과하다. 보험사기 대부분이 수면 아래 감춰진 ‘빙산의 일각’인 셈이다.
적발 인원만 10만명을 넘어서는 가운데, 사기 주체가 개인에서 병원과 조직으로 이동하는 추세도 뚜렷하다. 의료인과 브로커, 설계사가 역할을 분담하는 조직형 사기가 대표적이다. 비만치료제를 투여하고 서류에는 도수치료로 기재하거나, 미용시술 후 통증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기록하는 병원 주도의 수법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실손보험 사기는 건강보험 요양급여 편취로 이어져 공영보험 재정을 위협한다. 감사원은 실손보험이 연간 최소 12조9000억원의 추가 의료비를 유발하고, 건강보험 재정에 전가하는 부담만 최대 10조9200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건강보험 재정은 흑자 규모가 가파르게 감소해 올해부터 적자 전환이 불가피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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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지만 대응 체계는 여전히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사기와 비슷하게 연간 1조2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보이스피싱에는 범정부 합동 대응체계가 가동 중이지만, 보험사기에는 컨트롤타워 자체가 없다.
아울러 보험사기방지특별법에 공·민영보험 간 정보교류 근거가 마련됐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은 민감한 개인 질병 정보의 민간 제공에 여전히 소극적이어서 실질적인 정보 연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위조된 서류는 관계기관 간 교차검증이 필수적이지만, 정보 공유의 벽은 좀처럼 허물어지지 않는다.
사기에 가담한 설계사 행정 제재 역시 구멍이다. 재판(최소 3년)과 청문(약 2년) 절차를 합치면 최소 5년이 걸리고, 그사이 다른 보험사로 이직해 영업을 이어가는 사각지대가 방치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범정부 합동 보험범죄 전담대책반의 신설과 상설기구화, 공·민영보험 간 실질적인 정보교류 체계 구축, 보험업 관계 종사자에 대한 처벌 강화 입법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보험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물론 국가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민생 범죄”라며 “지능화되는 기획 사기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실행력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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