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회의 열어 대책 마련…삼성·LG·현대차 등 사태 모니터링
대한항공, 5일까지 두바이노선 결항…HMM 등, 호르무즈 봉쇄여부 주시
건설업계 중동 프로젝트 피해 없어…직원 휴가·출장 중단도
산업통상부, ‘이란 사태’ 실물경제 점검회의 |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김보경 홍국기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에 따른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으로 중동 지역 혼란이 심화하자 해당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국내 기업들도 일제히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기업들은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중동에 근무 중인 직원들의 안전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현지 사업 위기에 대응할 방법 도출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위기의 진앙이 된 이란을 필두로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는 전자와 건설, 방산 등의 분야에 국내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이란을 포함한 중동 주재원들의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란 주재원을 포함해 임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중동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하는 한편 이들에 대한 안전 조치를 취했다.
이란에 파견돼 근무하던 한국인 직원 1명은 지난주 출국했고, 이스라엘 지점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 및 가족들은 대사관 가이드에 맞춰 대피할 계획이다.
이 외 중동 지역 국가에 근무 중인 직원들 대상으로 안전 유의 사항을 안내하고 이동을 자제하도록 권고 중이다.
한화그룹,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 |
한화그룹도 중동 지역에 주재하는 임직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서 방산, 금융, 기계 분야의 수출 및 현지 사업을 영위 중이다.
특히 이라크에서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현지 체류 중인 임직원은 123명(가족 포함 172명)에 달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무엇보다 중동 임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회사는 철저한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라"고 지시했고, 계열사들은 현지와 실시간 소통 체계를 구축해 임직원 및 가족들의 이동과 안전 여부를 챙기고 있다.
또 현지 공관 및 한인회와 소통해 교민 등 현지 한인들의 안전 확보에 협조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란과 이라크 등에는 사업을 영위하지 않지만, 인근 사우디아라비아에 합작 공장을 운영 중이라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부터 이란에서 판매 등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다만 현대차는 지난해 사우디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중동 지역의 첫 생산 거점인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지속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두바이노선 결항 |
이번 사태로 즉각적 영향을 받는 항공·해운 등 운수업계도 실시간으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의 이란 공격이 발생한 지난달 28일 인천∼두바이 노선을 오가는 KE951편과 KE952편을 각각 긴급 회항 및 결항 조치했다.
대한항공은 이날부터 오는 5일까지 각각 인천과 두바이에서 출발하는 KE951편과 KE952편을 결항시키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중동 노선인 인천∼두바이에서 주 7회(매일) 왕복 운항해 왔다.
HMM, 팬오션 등 국내 해운업체들도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번 사태로 봉쇄 가능성이 커진 호르무즈 해협은 유조선과 벌크선을 운용하는 국내 해운사들은 반드시 거쳐 가야 할 곳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에서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 중인 선박은 컨테이너선 1척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협으로 향하거나 통과하는 등 인근에 있는 선박은 6∼7척 정도다. HMM은 향후 이란 사태 전개 상황에 따라 대응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벌크선을 운용 중인 팬오션도 문제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 중이다.
이들 업체는 이란 사태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이어질 경우 회항이나 정선, 우회 등의 대체 방안을 즉각적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많은 국내기업이 현지에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이번 이란사태가 확산할 경우 국내 기업들이 받는 타격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HMM |
건설업계는 주요 기업들이 중동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이번 사태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건설, 대우건설, 한화 건설부문,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현지에서 각종 건설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푸라 유틸리티 현장과 380kV(킬로볼트) 송전 공사를, 이라크에서는 해수 처리시설 공사를 수행 중이나 이란과의 거리를 고려했을 때 사업에 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국·이란의 추가 확전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공유된 지침을 유지하고 있다"며 "신변 안전 유의사항 전파, 자사·현장 비상 상황 대응 계획 수립, 국가별 동향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에서 신항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대우건설 측은 "카타르와 UAE에 지사가 있어 일부 인원이 남아 있고,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외부 이동을 자제하고 있다"며 "휴가나 출장은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중동에서 진행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이 현재 중단 상태다.
삼성E&A는 사우디 파딜리 가스 증설 사업과 카타르 에틸렌 저장 설비 사업 등을 수행 중으로, 중동에서 확전 가능성 등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중동은 국내 건설사의 전통적 수주 텃밭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 건설 수주액(472억7천만달러) 가운데 중동(118억천만달러)의 비중은 25.1%를 차지했다.
천재민 국토교통부 해외건설지원과장은 "이란에서 진행 중인 사업이나 주재 중인 국내 건설사 직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확전이나 갈등 장기화 등 위기가 심화하지 않으면 국내 건설사의 중동발 수주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과장은 "중동발 수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유가"라면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고 유가가 상승하면 산유국들의 발주가 늘어나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가 증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vivid@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