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고조되는 걸프 지역…‘수년래 최대 오일쇼크’ 우려
호르무즈 봉쇄 땐 배럴당 100달러 가능성
단기 급등 넘어 고유가 장기화 우려도 솔솔
이란 정권 향배·해상 수송 정상화 여부가 중장기 방향 좌우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뚜렷한 선례가 없어 가격 변동 폭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단기 급등 이후에도 위험 프리미엄이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주말마다 유가 급등’이라는 불안한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일(현지시간) 세계 석유 및 가스의 상당량이 통과하는 주요 해상 교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해 중인 해군 함정이 포착됐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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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뉴욕시장이 다시 열리는 일요일 저녁 유가가 5~15%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브렌트유는 지난달 28일 배럴당 73달러에 근접해 마감했다. 가격 정보업체 아거스 미디어에 따르면 이는 수급 여건상 적정 가격보다 약 10달러 높은 수준이다. 연초만 해도 걸프 지역 증산과 수요 둔화를 이유로 배럴당 55달러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공급 과잉’ 전망이 우세했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하루 평균 370만 배럴 공급 초과를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걸프 지역 긴장 고조와 서방의 대이란 제재 강화로 유가는 올해 들어 약 20% 상승했다.
OPEC+ 증산에도 “해협 막히면 소용없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는 4월부터 하루 20만6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지만, 시장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에널리스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가 이동하지 못한다면 하루 20만6000배럴 증산은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가격은 걸프 지역 정세와 해상 운송 상황에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약 1500만 배럴,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3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다. 이곳이 봉쇄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재 해협에서는 선박 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일부 유조선이 피격됐고, 보험료 급등과 보장 중단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선박 추적업체에 따르면 3월 초 통과 예정이던 초대형 유조선 최소 5척이 회항했다.
사우디는 동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일부 물량을 홍해로 우회 수송할 수 있고, 아랍에미리트(UAE)도 대체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가동 시에도 하루 800만~1000만 배럴이 여전히 해협 통과에 의존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단기 급등 넘어 ‘고유가 장기화’ 가능성
향후 시장 불안의 강도와 지속 기간은 세 가지 변수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먼저 이란이 사우디·UAE·쿠웨이트 유전 등 산유 시설을 직접 겨냥할지 여부다. 해당 유전은 이란 미사일과 드론 사거리 안에 있으며, 광범위하게 분포해 방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생산이 유지되더라도 수송이 가능한지 여부도 관건이다. 이란은 최근 군사 훈련을 명분으로 해협을 일시 폐쇄했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선박 통항 제한 경고를 내놨다. 미군이 전면 봉쇄를 단기간에 해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위성 교란과 기뢰 위협 등으로 항행 위험은 이미 커진 상태다.
가장 큰 변수는 이란 정권의 향배다. 미국이 목표로 하는 체제 전환이 현실화되고 제재가 완화될 경우, 이란 원유 수출 확대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유가를 끌어내릴 가능성도 있다. 반면 강경파가 권력을 유지한 채 호르무즈 해협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거나 걸프 지역 불안을 장기화할 경우, 배럴당 8~12달러 수준의 위험 프리미엄이 글로벌 시장에 상시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美 전략비축유 방출 카드…효과는 ‘3개월’
유가 급등은 미국 정치에도 부담이다. 브렌트유 가격이 10달러 오르면 미국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약 25센트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여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은 현재 약 4억1500만 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SPR)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 하루 440만 배럴 방출이 가능하다. 다만 이 속도로는 약 3개월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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