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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2 (월)

    금감원, 계리감리팀 신설 '고무줄 회계' 정조준…"상반기 중 정기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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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 낙관적 계리가정 고무줄 회계 잇단 논란

    상반기 정기감리…2분기 계리가정보고서 도입

    보험회사가 미래 손익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활용하는 계리가정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점검 체계가 한층 강화된다.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계리가정을 왜곡해 이익을 늘리는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제재까지 이어지도록 고삐를 죈다. 낙관적 해지율 가정 등을 통해 장부상 수익성 지표를 부풀리는 소위 '고무줄 회계'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아시아경제

    금융감독원은 2일 '계리감리팀'을 신설한다는 내용의 '2026년 계리감리 업무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상반기 중 정기감리에 착수해 보험사의 계리가정 적용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설된 계리감리팀은 보험사의 계리가정 운영 전반을 전담해 점검한다. 특히 보험사가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보험업법상 건전성 기준, 감독회계 및 기타 법규 등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를 중점 점검할 방침이다.

    계리가정은 사망률, 손해율, 해지율, 이자율 등에 대해 보험사가 미래 상황을 어떻게 예측하느냐를 수치로 환산한 기준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이후 보험부채 평가 과정에서 계리가정의 중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IFRS17 도입 후 일부 보험사들이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높이기 위해 자의적으로 낙관적 가정을 적용하는 등 '고무줄 회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보험사가 보험부채를 평가할 때 미래에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이 적을 것으로 가정하면, CSM이 높아져 장부상 실적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된다. 통상 보험계약은 수십 년간 유지되기 때문에 계리가정이 변동되면 보험사의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가 크게 바뀔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손해율 가정을 1%포인트만 낮춰도 보험손익이 약 5% 내외로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일부 보험사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계리가정을 적용해 단기 실적을 부풀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24년 일부 보험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에 낙관적인 해지율 가정을 적용해 수익성을 높인 뒤 경쟁적으로 판매하면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진 바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 계리가정 산출 과정의 합리성과 일관성 여부 ▲현금흐름 모델의 약관 및 산출서 부합 여부 ▲계리가정 체계의 적정성 ▲내부통제 체계의 작동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감리 결과 보험업법·지배구조법 등 중대한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해당 기관 및 임직원에 대해 엄정한 제재를 내릴 방침이다. 그동안 계리가정은 미래를 전제로 한 추정치이며, IFRS17 제도가 보험사의 자율 회계를 바탕으로 한 원칙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개선 권고 수준에 그쳐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위법 사항이 발견될 시 실질적인 제재로 이어지게 된다.

    금감원은 상반기 중 정기감리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감리 방식을 정기감리와 수시감리로 이원화하고, 보험사 자산 규모 등에 따라 감리 주기 목표를 차등화해 점검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2분기 중 '계리가정보고서' 제도를 도입해 계리가정의 적정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리감리 업무 모범사례 전파 등을 통해 합리적이고 신뢰성 있는 보험부채 평가 관행이 확립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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