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결정은 구글이 2007년 처음으로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요구한 지 19년 만의 일이다. 오랜 세월 걸어놓았던 빗장을 미국의 통상 압력 때문에 푼 것이다. 미국은 최근 한국의 디지털 규제를 비관세장벽으로 규정하면서 이 분야에서 진전이 없으면 기존의 한미 관세협상 합의도 무효화할 것 같은 태도를 보였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을 콕 집어 “미국을 갈취해왔다”고 비난하는 등 관세·무역 협상과 동맹 정책을 연계하는 분위기까지 연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전반적인 국익을 고려해 구글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관련 기업들엔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검색과 인공지능(AI)은 물론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에 걸쳐 국내외 온라인 시장을 장악한 데다 막강한 자본력까지 갖춘 구글이 국내에서 고정밀 지도까지 활용한 서비스에 나서면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정부가 구글에 내준 허가를 다른 해외 기업들에 안 내줄 도리도 없다. 학계에서는 이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피해 규모가 향후 10년간 최대 197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국내 관련 기업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그동안은 국내 경쟁에만 신경 쓰면 됐지만 이제는 글로벌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 범위는 단순한 지리 정보 제공을 넘어 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 등 다양한 미래 산업에 걸칠 것이다. 정부는 국내 기업들의 노력을 지원하면서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국가 안보는 물론 산업계가 입을 피해를 줄이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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