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04 (수)

    "의견 수십번 내면 뭐 하나"…'마이웨이' 노란봉투법에 할말잃은 재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주일 후 노란봉투 터진다]①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여당의 '일방통행' 끝에 오는 10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시행된다. 그동안 여당은 재계의 '경영 대혼란' 우려를 기우로 일축했고, 정부도 시행령 등 확정 과정에서 기업이 전달한 목소리를 대부분 묵살했다. 수시로 이뤄질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 파업에 따른 경영 부담은 온전히 기업이 떠안게 됐다.

    재계는 지난 수개월간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정부·여당과 최소 수십 차례 소통을 했지만 결과는 바뀐 것이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무리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도 정부·여당은 결국 '원안'을 밀어붙였다는 토로다.

    재계는 노란봉투법을 무조건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법의 본래 취지를 고려해 '불법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액 상한 설정' 등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했다. 다만 노사 관계 혼란을 우려해 사용자 정의, 쟁의행위 대상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게 일관된 의견이었다. 그럼에도 여당은 요지부동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여당은 일방통행이었고 정부는 '국회와 얘기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겼다"고 답답해했다.

    지난해 8월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정부가 시행령·해석지침을 확정하는 과정에서도 재계 의견은 거의 수용되지 않았다. 대표적인게 해석지침에 담긴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다. 원청이 하청의 안전·보건을 적극적으로 챙기면 사용자성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순이 수차례 지적됐지만 변화는 없었다.

    재계 목소리가 반영된 것은 시행령 14조의11 4항 신설이 사실상 유일하다. 그나마 새로 만든 규정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한 조치다. 정부는 3항을 신설해 만든 기준이 '원청 복수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까지 허용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고려해 4항을 새로 만들고, 확대된 개념의 사용자가 적용되는 교섭에서는 '노동조합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 또는 유사성' 등을 우선 고려하도록 했다.

    법 시행 유예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아 재계는 불안에 떨고 있다. 하청이 수천개에 달하는 자동차·조선 업종은 좌불안석이다. 잦은 교섭 요구와 파업으로 정상적 경영조차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호황기를 맞은 반도체업계도 파업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분위기다. 석유화학업계는 산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심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완성도 낮은 노란봉투법 때문에 기업 우려가 크다"며 "정부는 시행 시 어떤 문제가 있을지 면밀하게 점검해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김지현 기자 flow@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