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
한은 총재, 출장 미루고 긴급회의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여파로 역대 최대 폭으로 폭락해 5,100선마저 내준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98.37포인트(12.06%) 내린 5,093.54에, 코스닥은 159.26포인트(14.00%) 급락한 978.44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10.1원 오른 1,476.2원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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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후폭풍으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장중 1500원 선을 넘어섰다. 글로벌 안전 자산인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달러 강세가 강해진 데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셌기 때문이다.
4일 오전 0시 5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500원 선을 넘었고, 장중 한때 1506원까지 올랐다. 원화 환율이 1500원 선을 넘긴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있었던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후 달러당 1485.7원에 야간 거래를 마쳤다. 원화와 달러를 거래하는 외환시장은 2024년 7월부터 오전 2시까지 열리고 있다.
4일 주간 거래에서도 원화 환율은 장중 1480원대에서 움직였다. 이에 이날 오전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 참석차 스위스 바젤로 출국 예정이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출장을 미뤘다. 이 총재는 ‘중동 상황 점검 TF’를 열고 오전 9시 20분쯤 “시장 심리가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필요시 정부와 협조해 적기 대응하겠다”고 구두 개입성 메시지를 냈다. 이에 이날 오후 3시 30분 전날보다 10.1원 오른 1476.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화 환율이 장중 1500원 내외까지 오른 것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달러 환전 수요 우려가 커진 와중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사태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에 안전 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4일 1%쯤 오른 99 수준까지 올랐다. 공습 이전만 해도 97중반에서 움직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주식을 20조원 가까이 팔아 월간 역대 최대 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4일에는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로 돌아섰지만, 3일에도 5조원 넘게 한국 주식을 팔았다.
최진호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올 초 1400원 후반대 환율은 원화 약세 요인이 강했는데, 이번에는 여기에 더해 중동 불안으로 인한 달러 강세라는 외부 요인이 생겼다”고 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고환율이 고착화하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4일 단기 내 중동 사태가 진정된다면 환율이 1480원 수준에서 움직이겠지만, 사태가 3~4주 길어지고 유가가 배럴당 85달러를 넘으면 환율이 다시 1500원을 터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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